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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화 해피데스데이] 여운있는 호러코미디 영화 후기
    곰탱이의 영화이야기/공포 2018. 1. 15. 21:00

    오늘은 날씨가 많이 따뜻해진 것 같네요. 지난 주에 날씨가 너무추워서 인지 주말부터 스믈스믈 감기기운이 있는가 싶더니만, 오늘은 감기로 된통 고생하고 있네요. 어제는 일요일이라 휴일을 보내면서, 오랜만에 영화나 보자라는 마음으로 범죄도시와 해피데스데이 두편의 영화를 감상했습니다. 그중에서 해피데스데이에 대해서 이야기를 해보도록 할께요.



    *개인적인 해석과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영화 해피데스데이는 개봉 당시에는 크게 기대하지 않았는데요. 올레TV 광고를 보다보니, 타임슬립이라는 설정을 가지고 있는 호러영화여서, 궁금증에 보게 되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만족도가 나쁘지 않은 영화였습니다. 해피데스데이를 제작한 블룸하우스 프로덕션은 겟아웃이라는 영화로 잘 알려진 제작진인데요. 포스터에도 겟아웃 제작진의 죽여주는 파티라는 문구를 넣어놨을 정도로 꽤나 흥행성적이 좋은 작품이었죠.


    해피데스데이는 여대생 트리가 생일날 죽음을 맞이하게 되지만, 정체모를 이유로 매일 똑같은 생일날이 반복되는 설정을 가지고 있습니다. 시간이 되돌아가는 설정 자체가 낯선 사람들도 있을텐데요. 이때문에 다소 지루함을 유발하기도 합니다. 트리라는 주인공은 소위 말하는 이기적이고, 제멋대로인 여대생으로 그려집니다. 처음만난 남자에게 다시는 자기를 아는척 하지 말라는 말을 하기도 하며, 인사를 건네는 아이의 인사를 무시하고, 룸메이트에게도 불친절한 그야말로 제멋대로인 여대생이지만, 오히려 주변에서 볼 수 있을 정도의 캐릭터이기 때문에 특별하지는 않습니다.


    영화의 독특한 부분은 죽음을 맞이하면 마치 꿈에서 깨듯이 똑같은 18일 월요일 트리의 생일날 아침이 시작된다는 것입니다. 언제나 결말은 트리의 죽음, 살인자는 학교 응원단 가면을 쓴 정체불명의 괴인인데요. 처음에는 어리둥절하고 혼란을 겪는 트리는 자신이 똑같은 일상을 계속해서 반복하고 있다는 것을 인지하면서 공포심과 혼란한 감정상태를 보이기도 합니다.



    ◆ 왜 하필 타임슬립인가?


    시간이 되돌아가서 죽음을 맞이하지만, 죽지는 않는 불사(?)의 몸을 갖게 된 트리를 통해서 느낀 첫번째는 그녀에게 적이 많다는 것이었습니다. 예고편을 통해서 그녀가 죽임을 당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영화 초반부에 누가 그녀를 죽이려고 하는가에 대해서 추리를 하기 위해 그녀 주변 인물들을 유심히 살펴보았는데요. 그 결과 범인이 될만한 사람들이 너무 많다는 것이었습니다. 트리는 사람들에게 불친절하며, 매우 도도하고, 거기다가 헤프기까지 한 캐릭터로 그려지고 있었기 때문이지요.


    그렇다면 감독인 크리스토퍼 랜던은 생일이지만, 평소와 크게 다를바 없는 트리의 하루를 통해서 무엇을 이야기하고 싶었기에 타임슬립이라는 설정을 잡은 것일까요?


    저는 개인적으로 느끼기에 한장의 일기장 같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인간은 누구나 동일한 하루를 살 수 없습니다. 오늘이 지나면 어제가 될 뿐이지요. 시간은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흐르고 언제나 멈추지 않습니다. 인간은 망각의 동물이기 때문에 하루를 기억하기 위해서 일기를 쓰고는 하지요. 이처럼 트리의 똑같은 하루를 반복적으로 보여주는 것을 마치 일기장을 읽는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 처음 경험하는 기이한 현상을 대하는 태도.


    처음 카터의 집에서 눈을 떴을때 말을 걸어오는 카터의 대사와 룸메이트의 대사, 그리고 문밖을 나서서 만나는 기이한 일들, 스프링쿨러가 터지고, 자동차는 경적을 울리고, 이상한 노래를 부르는 사람들, 지구온난화를 막자며 사인을 요청하는 여자 등등 이런한 것을은 하나의 오브젝트로만 받아들여졌습니다. 일상생활을 하면서 스쳐지나가는 자동차나 사람들 같은 존재이지요. 트리는 다른사람들과 마찬가지로 무관심하게 그들을 지나치게 되는데요. 


    똑같은 하루가 계속해서 반복하게 되면서 그들에게 조금은 관심을 갖게 됩니다. 혹시나 그들에게 자신이 무관심하고 자신도 모르게 상처를 준 일들 때문에 이렇게 죽임을 당하면서 잠에게 깨어나 똑같은 하루가 반복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의심을 하기 시작하면서 부터이지요.


    이처럼 트리는 처음 경험하는 기이한 현상을 마주하면서 일련의 패턴을 보이게 됩니다. 첫번째는 공포심이지요. 내가 잘못봤나? 내 머리가 이상한가? 라는 의문을 시작으로, 데자부라고 느끼기도 하고요. 한번 더 반복되자, 무서움에 몸서리치고 공포심을 느끼게 됩니다. 두번째는 분노라는 감정을 가지게 되지요. 왜 나에게 이런일이? 내가 뭘 잘못했다고? 왜 나한테만!? 이라는 분노의 감정을 표출합니다.


    이윽고 계속되는 반복에 자신을 돌아보게 됩니다. 내가 그동안 잘못을 많이 하고 살았구나, 나 나의 업보이구나, 이것은 인과응보다 라는 반응을 보이며, 자신을 돌아보게 되고, 일상생활에서 자신의 삶을 변화시키려고 노력하게 됩니다. 



    이렇게 변화하는 과정을 담기 위해서 감독은 타임슬립이라는 설정을 하고, 그녀의 이름을 트리, 즉 나무라고 지었던 것이지요. 처음에는 제멋대로 자라나는 묘목이 일련의 성장과정을 거치면서 제대로 된 나무로 성장하게 되는 것을 그리고 싶었던 것 같습니다. 이러한 패턴은 위에서 언급한 일기장이라는 부분과 이어진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일기장을 쓸때, 대부분이 학교 숙제때문에 작성했지만 성인이 되서 적는 일기장이나, 다이어리는 더 이상 숙제가 아닌 자신의 하루를 돌아보는 계기를 주는 것이지요. 하루라는 시간을 보내고 나서, 집에와서 적는 일기장이라는 것은 내 머리속에 임팩트가 강하게 남은 기억들 위주로 작성되게 됩니다. 내가 누군가에게 했던 일들, 누군가가 나에게 했던 일들, 나의 관심사, 등등 을 기록하게 되면서 나의 하루를 돌아본다는 것을 의미하지요. 


    이처럼 일기장이라는 것을 영화속에서 보여주고, 그로 인하여 성장하는 여대생 트리의 모습을 담기위해서 감독은 타임슬립이라는 것이 가장 적절하다고 생각했던 것 같습니다.



    ◆ 오늘을 네 남은 인생의 첫날이다.


    Today Is The First Day Of The Rest Of Your Life 라는 문구는 트리가 항상 깨어나는 카터의 방 문에 적혀있는 문구입니다. 그의 좌우명이라고 나오는 이 문구는 영화 속에서 감독이 말하고자 하는 가장 강력한 메세지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처음에는 트리의 반복되는 죽음과 하루와 연관이 있는 힌트라고 생각했었는데요. 


    위에서 언급한 내용들과 연결지어 생각해보면 그것이 아니라, 감독이 전달하고자 하는 메세지인 것 같습니다. 이런 비슷한 문구는 여러곳에서 찾아볼 수 있습니다. 오늘 니가 헛되게 보낸 하루는 누군가가 간절히 바라던 내일이다. 라는 말과 같이 말이지요. 이런 말은 어떨때는 굉장히 임팩트있게 다가올 텐데요. 그 어떨때라는 것은 내가 하루를 소중히 생각하는 계기가 있던 날이라는 전제가 있어야 할 것 같습니다.


    평소와 다를바 없는 일상에서는 크게 와닿지 않는 말이지만, 만약 트리처럼 죽음과 깨어남을 반복하는 하루라면 어떨까요? 이것이 영화의 제목인 해피데스데이와 생일이라는 설정이 맞물리는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데스데이와 해피는 전혀 연관이 없어보이지요. 특히, 생일날 죽음을 맞이하는 사람이 행복한 죽음을 맞이한다는 것은 어불성설 일 것입니다. 하지만, 영화의 제목인 해피데스데이입니다. 그날은 생일이고요. 이처럼 앞뒤가 맞지 않는 것 같은 제목과 설정을 이어주는 것이 위에서 언급한 문구입니다.


    죽음, 그리고 탄생 이라는 것을 통해서 소중한 하루라는 것을 감독은 관객들에게 말하고 싶었던 것은 아닐까요? 매일 반복되는 똑같은 일상생활에 내가 살고 싶은 대로 살아간다는 것은 어쩌면, 남은 인생의 첫날을 무의미하게 보내고 있는 것은 아닐까요? 라고 물어보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우리는 트리 처럼 똑같은 날을 살아갈 수 있는 기회를 얻을 수 없습니다. 하지만, 일기장을 쓰고, 나의 하루를 돌아볼 수 있는 기회는 만들 수 있을 것입니다. 그렇게 나의 남은 인생의 하루를 좀 더 소중히 생각할 기회를 얻을 수 있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 영화 해피데스데이에 대한 마지막 정리.


    영화 해피데스데이는 호불호가 꽤나 많이 갈리는 영화였던 것 같습니다. 타임슬립에 대한 명확한 대답을 내놓지 않은 결말이나, 호러와 러브코미디가 결합된 장르의 영화이기 때문에, 순수한 호러나 스릴러 장르의 영화를 생각하고 본 사람들은 오히려 실망했다는 말을 많이 하더군요. 저는 개인적으로 아주 재미있는 자기개발서를 영화로 본 듯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오락영화의 탈을 쓰고 있지만, 그 속에는 좋은 메세지를 여러가지 담고 있었던 만큼, 개인적으로 참 만족스러운 영화 한편을 본 듯 합니다. 


    다른 것은 다 제쳐두고라도, 오늘은 네 남은 인생의 첫날이라는 카터의 좌우명 처럼, 하루하루를 좀 더 값지게 생각하고 살아야 겠다고 다짐해보면서 영화 해피데스데이의 후기를 마쳐볼까 합니다. 여러분들은 남은 인생의 첫날을 잘 마무리하셨나 궁금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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