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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일본호러소설 - 검은집(기시유스케)
    곰탱이의 책이야기/추리소설 2017. 12. 22. 21:35

    국내에서 영화화 되었던 적이 있는 원작 일본소설인 검은집은 악의교전으로 유명한 기시 유스케 작가의 작품입니다. 평소 일본식 추리소설이나 호러소설을 좋아하는 편이기 때문에 제 책장에도 기시유스케 작가의 책이 몇권 있습니다. 읽은지 시간이 조금 흘렀지만, 이제라도 리뷰를 남기려고 블로그에 적어봅니다.



    <줄거리>

    주인공 와카쓰키 신지는 보험회사에서 사망보험금 청구서류를 담당하는 사망보험금의 사정 일을 하고 있는 사람이다. 그는 19년 전에 형이 자살한 일을 자신의 책임이라 생각하며, 평생을 트라우마에 갇힌채 살아왔었다. 우연히 걸려온 상담 전화 1통, 상담자는 자살을 해도 보험금이 지급되냐는 문의를 한다. 신지는 상담자가 자살을 하려고 한다고 생각하여 말리기 위해 자신이 가족을 잃은 경험을 이야기하게 되는데..


    그로 부터 약 1달 후, 고모다 시게노리 라는 사람으로 부터 신지를 지명하는 불만을 접수하게 되고 그는 업무를 위해서 해당집에 방문하게 된다. 그 집은 고모다 시게노리라는 문패를 달고 있는 썩어들어가는 새카만 집이었다. 어두컴컴한 그 집에는 불쾌한 냄새와 함께 산성의 부패 냄새, 비릿한 사향 냄새가 복잡하게 뒤섞인 냄새가 남는 불길한 집이었고, 그 곳에서 신지가 마주한 것은 자살한 듯한 모습으로 이미 숨이 끊어진 고모다의 아들인 가즈야의 사체였다. 


    어린시절에 형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건의 트라우마가 밀려오고, 처음으로 본 사체에 온몸이 부들부들 떨린정도로 큰 충격을 받은 신지였지만, 고모다에게서 이상한 낌새를 느끼게되고, 자신이 보험금 지급을 위한 증인으로 그 집에 초대되었다고 생각하게 되면서 스스로 가즈야 자살사건을 조사하게 된다.



    검은집은 흡입력이 굉장히 좋은 소설입니다. 첫페이지를 넘기고, 위에 서술해 놓은 줄거리에 해당하는 부분인 도입부를 넘어서면 자신도 모르게 마지막 페이지를 읽고 있는 것을 발견할 정도로 흡입력이 뛰어난 작품이지요. 또한, 일본에서 제 4회 일본호러소설 대상을 수상했을 정도로 완성도도 훌륭한 작품입니다.


    기시유스케 작가는 검은집에서 여러가지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첫번째로, 보험회사의 직원인 신지는 여러 부서중에서도 사망보험금 사정을 담당하고 있는 것으로 등장합니다. 그러면서 신지의 시선에서 생명이라는 것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고 있지요. 생명보험이 도입되고 보험사기로 이용되는 생명보험의 가치는 인간이 가지고 있는 생명이 단순히 돈이라는 것에 비견되는 사회적 문제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그 중에서 작가는 모럴리스크라는 위장입원 등의 보험사기, 손가락 절단족이라는 자신의 신체를 훼손하여 보험금을 받는 행위 등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서 당시에 보험 시스템에 대한 경고를 보내고 있었던 것이지요.



    두번째로는 선과 악에 대해서 이야기 하고 있습니다. 가즈야 자살사건을 혼자서 추리하는 신지는 여자친구의 도움을 받게 되면서 등장하는 가나이시와 여자친구 메구미의 대화에서 찾아볼 수 있습니다. 인간은 태생적으로 선하게 태어나고, 인간다운 마음을 가지고 있지 않은 사람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메구미와 선천적으로 태어날때 부터 사이코패스의 형질을 유전적으로 전달받은 사람이 존재한다는 것입니다.


    또한, 이러한 사이코패스의 탄생이 사회보장제도로 인해서 급격히 늘어나고 있다는 주장을 가나이시를 통해서 이야기합니다. 물론, 이 두가지 이야기 중 어느것도 정답은 될 수 없겠지요. 우리는 작가가 말하고자 하는 이야기를 통해서 우리만의 답을 이끌어내는 것이 중요할테니까요.


    신지는 이 둘의 이야기 속에서 어느쪽이 옳은지에 대해서 갈팡질팡 하는 모습을 보이게 되는데, 이는 책을 읽고 있는 나의 모습과 매우 겹쳐보였습니다. 검은집이 쓰여진 1997년으로 부터 20여년의 시간이 흘렀지만, 아직도 범죄심리학이나 의학계에서는 사이코패스의 탄생이 선천적이다, 후천적이다, 유전적이다 라는 논란이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으니 당시에는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네요.



    검은집은 위에 이야기한 2가지의 특징 이외에도 여러가지가 좋았던 소설입니다. 보험회사에서의 일과로 시작하는 이야기에서 추리소설같은 분위기로 넘어가는 초중반부를 지나게 되면, 중반부 부터는 지독한 압박감을 선사하는 스릴러와 호러를 믹스한 듯한 느낌을 선사하게 되고, 이는 후반부에 이르러서 절정에 달했던 것 같습니다. 


    무엇보다 신지가 느끼는 공포심과 압박감을 묘사하는 심리적 묘사가 매우 좋았던 것 같다고 개인적으로 생각합니다. 마지막 부분에서 메구미가 말하는 부모에 대한 이야기, 그리고 신지의 형에 대한 이야기, 그리고 마지막 페이지에 등장하는 고객까지 이어지면서 마지막 페이지를 덮는 순간까지 긴장을 늦출 수 없었던 것 같습니다.


    아쉬운 점은 범인과의 격투씬, 대치장면 등에서 리카가 연상될 정도로 너무나 먼치킨스럽게 묘사해 놓은 것은 아닌가 하는 부분이 좀 아쉽게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물론, 작가의 의도는 사이코패스에 대한 무서움과 공포를 범인으로 하여금 표현하고 싶었던 것이겠지만요.


    『검은 집에 초대되는 순간, 당신의 심장은 얼어붙는다!』 라는 책표지의 문구처럼 사이코패스의 광기를 글로써 아주 잘 표현한 작품이아닐까 생각합니다. 개인적으로는 엄청나게 무섭거나 하지는 않았지만, 특정 부분들에서 오싹오싹함을 느끼면서 공포심을 느꼈던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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