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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티븐 킹 단편집 Night Shift , 이야기의 제왕이 선사하는 공포문학의 세계
    곰탱이의 책이야기/외국소설 2017. 9. 23. 00:21

    전세계 35개국에 33개의 언어로 번역된 작품을 쓴 작가, 이야기의 제왕, 호러킹, 타고난 이야기꾼, 전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작가 중 한명, 3억 5000만부의 책을 판 베스트샐러 작가 등등 이런 수식어를 가지고 있는 사람, 스티븐 킹이다. 최근 그것(IT)이 영화로 다시 만들어지면서 다시 한번 그의 이름이 인터넷을 비롯하여 다양한 곳에서 들리고 있다. 오늘은 그의 단편집인 Night Shift 를 읽고난 후에 이야기를 해볼까 한다.

     

     

    스티븐 킹이라는 이름은 매우 오래전 부터 유명했었을 테지만, 내가 그의 이름과 작품을 접한 것은 '유혹하는 글쓰기' 라는 작품 때문이었다. 나는 어린시절부터 항상 작가라는 직업에 대한 동경을 가지고 있던 사람으로써, 오래전에 네이버 메인에 올라온 글쓰기를 위한 추천 책 2권 이라는 칼럼을 읽은 적이 있다. 칼럼에 수록 된 2권의 책은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유명한 2명의 작가의 작품이 있었다. 하나는, 오늘 이야기하려고 하는 스티븐 킹의 작품인 '유혹하는 글쓰기' 였고, 하나는 유시민 작가의 '유시민의 글쓰기 특강' 이었다.

     

    그 칼럼을 계기로 나는 2권의 책을 구매하였음은 물론이고 스티븐 킹과의 첫만남을 가지게 되었다. 유혹하는 글쓰기는 공포소설의 제왕 이라는 스티븐킹의 수많은 작품 중에서 아이러니 하게도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이 팔린 기록을 가지고 있는 작품이기도 하며, 지금도 많은 사람들에게 호평을 받고 있는 작품이다. 유혹하는 글쓰기는 스티븐 킹의 자전적인 이야기를 담고 있는 작품이기도 한데, 이 작품을 읽고 나서 나는 스티븐 킹에 대한 궁금증이 생겼고 그의 작품을 읽고 싶다는 충동을 느끼게 되었다. 그 결과, 그의 작품 중 23권이 나의 책장에 꼽혀있게 되어버렸다.

     

     

    오늘은 우리나라에 황금가지 출판사에서 발간된 스티븐킹 걸작선 5번째인 단편집 Night Shift에 대해서 이야기를 해보려고 한다. 이 작품은 소싯적의 나처럼 스티븐 킹에 대해서 잘 모르는 사람이 읽기에 아주 좋은 작품이 아닐까 생각한다. 1978년에 발간된 작품이지만, 그의 상상력의 끝은 어디인가 라는 의구심이 들게 할만한 작품이며, 이야기의 제왕이라는 그의 수식어를 잘 알 수 있도록 한다.

     

    총 20개의 단편소설로 이루어진 이 작품은 다양한 소재로 씌여져 있다. 트럭이 자아를 가지고 인간을 핍박하고, 세탁소에 있던 기계는 악령이 씌여서 인간을 살해한다. 때로는 연쇄살인마가 등장하고, 기상천외한 방법으로 지긋지긋한 담배를 끊는 방법이 등장하기도 한다. 이처럼 정말 끝을 모를 그의 상상력의 원천은 무엇일까? 라는 의구심이 들텐데, 그는 서문에서 그 의문에 대한 답을 내놓고 책을 시작한다.

     

    "인간이 가지고 있는 원초적인 두려움, 그것을 자극하는 것이 공포소설 작가라고 그는 말한다. 그는 또한, 단순한 자극을 넘어서서 독자들에게 그 두려움의 실체에 접근하고 만져보고 느끼라고 권한다. 왜냐하면 그것을 당신이 원하기 때문이다. "

     

     

    첫번째 이야기인 '에루살렘 롯' 부터 시작해서 마지막 '방 안의 여자' 까지의 이야기들은 그가 만들어낸 두려움이 가득한 세계로 독자들을 인도한다. 모든 작품들이 다 훌륭하지만, 그렇다고 모든 작품들이 다 나에게 좋았던 것은 아니다. 소설이라는 것이 호불호가 갈리기 마련이기 때문이다. 좋았던 작품 몇까지를 꼽아보도록 하겠다.

     

    '맹글러' 의 경우에는 내가 좋아하는 추리적 요소를 담고있어서 첫 도입부 부터 매우 흥미진진하게 읽었던 작품이다. 세탁소에서 일어난 살인사건을 추적하는 형사의 이야기로 시작하는 이 작품은 다른 공포영화 등에서 많이 쓰인듯한 소재를 사용하고 있지만, 그의 훌륭한 묘사와 문장력은 글 자체에 독자를 빨아들이는 힘이있다고 생각한다. 오싹오싹해지는 괴기함과 원초적인 두려움을 자극하는 것이 이것이 스티븐 킹이구나 라는 것을 느끼게 해주는 작품이었다.

     

    '부기맨' 은 나름 흥미진진한 내용으로 진행되는 작품이었다. 부기맨이 집안 어딘가에 숨어서 자신의 아이들을 죽였다고 정신과 의사와 상담하는 사람은 욕설이 담긴 말투로 그의 성격을 짐작케 했다. 전체적인 내용은 엄청 재미나다고 할 수 없지만, 마지막 대목에서 소름이 돋음을 느꼈었다.

     

     

    '회색물질' 은 맥주를 사러온 아이의 말로 부터 시작한다. 정체모를 회색물질은 아이의 아버지를 잠식하였고, 그를 구하기 위해서 바의 사람들이 찾아가지만 결국 회색물질은 그들마저 집어삼켜버린다. 스티븐 킹이 말하는 회색물질은 단순한 공포의 소재일까? 아니면 인간의 내면에 깊숙히 숨어있는 본성일까?

     

    '트럭' 은 만약 자동차나 기계가 자아를 갖게 된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라는 의구심에서 시작한다. 트럭이 모이는 휴게소에서 고립된 인간들은 트럭으로 부터 자유를 구속당하게 되고, 그로 부터 벗어나려고 애를 쓴다. 그가 말하는 트럭의 자아는 매우 공포스럽고 인간을 위협하는 존재로 그려진다. 요즘처럼 보복운전이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현실속에서 소설 속 트럭에게 부여된 자아는 운전자가 부여한 것이 아닌가 라는 감정이입이 되는 작품이었다.

     

    '딸기봄'은 단편집 중에서 정말 재미있게 읽었던 작품이다. 영국의 살인마 '잭 더 리퍼'를 떠올리게 하는 이야기가 매우 매력적이었는데, 오싹한 내용과 정반대로 분위기가 매우 좋았던 작품이다. 마지막에 범인을 암시하는 부분은 뒤를 돌아보게 만드는 오싹함이 있었다.

     

    '가끔 그들이 돌아온다' 오래 전 겪었던 폭력과 그로 인하여 겪은 형의 죽음이 트라우마로 남은 고등학교 교사는 트라우마로 인해서 직업을 구하는데에도 어려움을 겪었다. 결국 악마와의 계약으로 그들로 부터 벗어나는 이야기를 다루고 있는데, 학교폭력사건이 끊임없이 터져나오는 요즘에 트럭과 마찬가지로 감정이입이 되는 작품이었다.

     

    '벼랑'은 불륜을 저지른 한 남자와 불륜 상대자의 남편과의 내기를 다루고 있다. 이 작품은 스티븐 킹 특유의 심리적 묘사가 돋보이는 작품이었다. 내기를 통해서 건물 난간을 통해서 돌아오는 장면의 묘사는 단연코 최고였다고 생각한다. 비둘기가 다리를 쪼는 그 부분은 마치 내 다리를 비둘기가 쪼고 있는 듯한 압박감이 느껴질 만큼 훌륭했다.

     

    '금연 주식회사' 스티븐 킹의 상상력은 어디까지 인가? 라는 의구심이 들게 할 만큼 훌륭한 작품이었다. 담배를 끊기 위해서 친구의 추천으로 찾은 회사, 그들이 제시하는 기상천외한 금연방법은 놀라웠다. 흡연자의 입장에서 내가 저 입장이라면 극심한 압박감에 내 손을 스스로 자를 수도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옥수수 밭의 아이들' 은 스티븐 킹 단편집에서 가장 유명한 작품 중 하나이다. 사이가 좋지 않은 부부가 우연히 도로에서 한 아이를 차로 치게 되고, 그 아이가 사실은 살해당한 시체였단 사실을 알고, 경찰서를 찾아가게 된다. 사람이 살지 않는 것 같은 마을에서 한 교회를 발견하게 되고 경악을 금치못할 진실을 접하게 되는데, 순수하지 못한 사상은 빠르게 사람을 잠식하게 되는데, 순수한 아이들일 수록 그에 대한 피해가 크다는 것을 암시한다. 광신교에 물든 아이들은 아무런 죄책감 없이 사람을 죽이는 만행을 저지르고, 자신들만의 세계를 계속해서 이어나가는 모습이 두려움을 일게 하였다.

     

    '사다리의 마지막 단'은 공포소설 같은 느낌을 주는 작품은 아니었다. 어린시절 헛간에서 건초더미 위로 떨어지는 짜릿한 놀이를 즐기던 남매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사다리의 마지막 단이 부서지면서 절체절명의 위기가 찾아온 순간에 동생을 살리고자 하는 오빠의 마음은 기지를 발휘하게 만들고, 그의 노력으로 동생은 다리가 부러지는 사고로 마무리가 된다. 성인이 된 후에 오빠는 성공한 변호사가 되었지만, 동생은 콜걸이 되어, 스스로 생을 마감하고 한통의 편지가 오빠에게 도착한다. 가족간의 단절, 바쁘다는 핑계, 힘들다는 핑계로 연락이 두절되고 오고가는 발길이 끊어지는 가족들에게 전하는 메세지가 한통의 편지가 아니었을까?

     

     

    '도로를 위해 한 잔'은 추운 겨울 폭설이 내릴 때 선술집에서 맥주를 마시고 있던 두명의 노인, 그 둘앞에 한 남자가 나타난다. 마치 숨이 끊기기 직전의 모습으로. 위스키 한잔에 정신을 차린 남자는 정신없이 이야기를 쏟아낸다. 자신의 아내와 아이가 자동차에 갇혀있다고, 그들을 구해야한다고 말이다. 문제는 남자의 차가 있는 곳이 '예루살렘 롯' 이었다. 마을에 내려오는 전설, 그리고 마주하는 공포의 실체는 남자의 가족과 남자의 목숨을 앗아가고, 예루살렘 롯은 그 후로도 오랫동안 발길이 끊어진 곳이 되었다. 괴기한 이야기로 이루어진 이 작품은 긴박감과 두 노인이 느끼는 공포심, 남자가 느끼는 가족에 대한 걱정과 공포가 잘 어우러져 있는 작품이었다.

     

    마지막으로 '방 안의 여인'은 사다리의 마지막 단 처럼 공포소설의 느낌은 아니었다. 암에 걸린 어머니는 이미 전이가 많이 되어서 살 날이 얼마 남지 않은 상태였다. 너무 심한 고통에서 해방시키기 위해서 병원은 그녀의 뇌에 신경을 자르는 수술을 시행한다. 불과 1년 전만 해도 건강하게 수레도 밀고 다니던 어머니는 다리의 감각도 느끼지 못하는 모습으로 변해버렸고, 아들은 그녀를 고통에서 해방시키기 위해서 해서는 안될 일을 결심하게 된다.

     

    다시 소생할 가망이 없는 사람에게 고통 속에서 절망하다가 죽어가게 하는 것이 과연 옳은 일인가 라는 질문을 던지는 것 같았다. 안락사와 생명의 존엄성의 기로에 서있는 우리에게 방 안의 여인은 질문을 던진다. 과연 어떻게라도 유지되는 생명은 무슨 의미가 있냐고 말이다.

     

     

    스티븐 킹은 공포소설이라는 장르를 통해서 우리에게 다양한 이야기를 건넨다. 그래서 그의 작품을 단순한 공포소설이 아닌, 공포문학이라고 부르는 것 같다. 이야기의 제왕은 자신이 가지고 있는 능력으로 우리 안에 내제되어 있는 원초적인 두려움을 자극한다. 그리고 그 실체와 맞서보라고 이야기한다. 내가 보는 실체속에서 우리는 각기 다른 생각을 한다. 물론, 그 속에 정답이 있다고 단언할 수는 없다. 그렇지만, 그런 의문을 갖고, 생각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스티븐킹의 소설은 영미소설, 북미소설들이 갖는 특징인 서두가 지루하고 중반부 쯤에 이르러서야 갖는 흡입력이 단점이라는 부분을 가지고 있다. 개인적인 생각일테지만 말이다. 그렇지만, 이런 특징때문에 그의 작품을 초반에 읽다가 포기하는 사람들도 많이 있다. 단편집은 상대적으로 짧은 이야기를 다루고 있기 때문에 서두도 당연히 짧다. 평소 스티븐 킹의 작품을 읽고 싶었지만, 엄두를 내지 못했던 사람들이나, 중도에 포기했던 사람들은 스티븐 킹 단편집 Night Shift로 입문해 보면 참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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