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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자미상 / 미쓰다 신조 - 시원한 여름에 좋은 추리소설.
    곰탱이의 책이야기/추리소설 2017. 8. 10. 20:45

    미스터리 호러라는 장르하면 떠오르는 작가가 미쓰다 신조가 아닐까 생각한다. 무더운 여름을 시원하게 해줄 책 한권을 찾다가 보니, 알라딘 중고서점에서 구매한 작자미상 이라는 작품이 떠올랐다. 미스다 신조의 작품은 9권을 가지고 있지만, 읽은 것은 처음이다. 호러라는 장르 자체가 나에는 많이 낯설다보니, 어떤 느낌일까 하는 궁금증에 기대반 걱정반으로 첫 페이지를 넘겼던 것 같다.

     

     

    상,하 두권으로 나누어져 있는 작자미상, 미스터리 작가가 읽는 책은 기관, 호러작가가 사는 집에 이은 작가시리즈 2번째에 해당하는 작품이다. 스토리전개 방식과 전체적인 스토리라인이 기존에 내가 보던 책들과는 많은 다른느낌이여서 흥미롭게 본 것 같다.

     

    작자미상 줄거리.

     

     

    작자미상은 작가 시리즈인 만큼, 미쓰다 신조 본인이 책속에 등장한다. 미쓰다는 친구인 신이치로와 우연히 동인지 한권을 입수하게 된다. 기묘한 느낌의 가죽양장으로 된 이 동인지의 이름은 '미궁초자' 였다. 동인지에는 일곱명의 필자가 쓴 각각의 이야기가 수록되어 있었으며, 수수께끼 같은 체험담을 담은 이야기에 미쓰다와 신이치로는 빠져들게 되는데, 제 1화 안개저택을 읽고 난 후에 동인지 속에서 보았던 괴현상들이 실제로 나타나기 시작하고, 급기야 목숨을 위협받는 지경에 이르르게 된다.

     

     

     

    의구심이 들어서 미궁초자에 대한 이야기를 조사해보니, 앞서, 미궁초자를 읽은 사람들이 감쪽같이 행방불명이 되어버렸다는 이야기를 전해듣게 되고, 둘은 괴현상을 해결하기 위해 미궁초자를 읽고 각각의 작품들의 수수께끼를 풀어내기 위해 노력한다.

     

    작자미상 전체적인 느낌.

     

     

    이 작품은 내게는 조금 독특한 느낌이 있었다. 미스터리 장르자체를 좋아하지만 대부분이 추리 장르에 국한된 작품만을 접하다보니, 호러와 믹스가 된 이 작품은 독특한 느낌을 선사하였다. 작품속에 존재하는 미궁초자, 그리고 미궁초자 안에 존재하는 각각의 작품들을 읽는 느낌은 단편소설을 읽는듯한 느낌을 주지만, 미쓰다와 신이치로의 에피소드와 함께 그들의 괴담속 수수께끼를 풀어가는 모습들이 재미있었다.

     

     

    첫번째 작품 안개저택부터 미쓰다의 1인칭 화자로 구성된 이야기의 전개방식에서도 호러 작품 특유의 분위기가 잘 녹아있었다. 안개가 자욱하고 깊은 숲속에 있는 서양식 저택이 그려지는 느낌, 두번째 이야기인 자식귀 유래에서는 오래된 일본 지방의 느낌이 연상되었는데, 예전에 재미있게 플레이 했던 귀무자2라는 게임이 문득 떠오르기도 하였다. 세번째 작품인 오락으로서의 살인은 시작은 이게 뭐지? 라는 느낌이었지만 이야기가 진행될수록 묵직한 느낌을 받았고, 음화속의 독살자는 서양식 병원에서 이야기는 청춘들의 모습이 그려지고, 슈자쿠의 괴물에서는 산속에서 벌어지는 잔혹한 살인과 우리나라의 분신사바 같은 모습이 잘 표현되었던 것 같다.

     

    시계탑의 수수께끼는 몽환적인 느낌이 들면서 평화로운 동산에 우뚝 솟은 시계탑이 그려지면서 판타지스러운 느낌을 주기도 하였다. 마지막 작품은 목 저택은 작품속에서도 언급되었듯이 많은 추리소설의 소재로 쓰이기도 한 애거사 크리스티의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 풍의 느낌을 주었는데, 개인적으로 올해 읽은 아야츠지 유키토 작가의 십각관의 살인이 가장 먼저 머리속에 떠올랐었다.

     

    탐정과 조수가 호러의 수수께끼를 추리하다.

     

     

    미쓰다 신조 작가의 작자미상은 호러와 추리가 융합된 미스터리 작품이다. 우연히 입수한 동인지로 인하여 괴현상을 겪게 되는 두 주인공이 괴현상을 해결하기 위해 동인지 속 이야기의 수수께끼를 풀어나가는데, 작가 본인을 캐릭터한 미쓰다 신조가 탐정이 아닌 조수격의 역활을 하고 있는 것이 내게는 조금 의외로 다가왔다.

     

    작중, 미쓰다의 친구로 등장하는 신이치로는 미스터리 장르 자체에 꽤나 해박한 지식을 가지고 있었으며, 두뇌가 좋고 통찰력이 뛰어난 캐릭터로 등장하는데, 앉은 자리에서 모든 것을 맞추는 앉은뱅이탐정 이라고 볼 수도 있지만, 풍부한 지식으로 모든 것을 꿰뚫어보는 듯한 느낌에서 내가 알고 있는 가장 완벽한 탐정인 아서 코난 도일 작가의 셜록홈즈가 떠오르며, 그의 영원한 파트너 왓슨이 자연스레 미쓰다 캐릭터와 오버랩되었다.

     

    안개저택 부터 시작해서 그는 예리한 추리력으로 각각의 작품의 수수께끼를 풀어나가고, 오락으로서의 살인에서는 미스터리 장르에 정의를 우리에게 알려주기도 하였고, 슈자쿠의 괴물과 목 저택에서는 열 꼬마 인디언 미스터리를 이야기 하는 모습에서 십각관의 살인에서의 추리동아리 친구들이 생각나기도 했다.

     

    신이치로가 놀라울 정도로 뛰어난 추리력을 가진 비현실적인 캐릭터였다면, 홈즈옆에 왓슨처럼 신이치로 옆에 있는 미쓰다는 매우 현실적인 캐릭터였던 것 같다. 모든일에 침착했던 신이치로와 반대로 괴현상에 벌벌 떠는 그의 모습과 추리에 도움을 주기는 하지만 거의 듣고 놀라는 입장의 미쓰다는 우리 주변에 있는 많은 사람들의 모습을 담고 있었다.

     

    작자미상 최종평.

     

     

    호러라고 하면 나에게는 스티븐킹, 아야츠지 유키토 작가의 어나더와 안구기담 정도가 떠오르곤 하는데, 마니아라고 볼 수 없기 때문에 작품을 많이 접해보지 못하였었다. 이 작품은 현실과 비현실을 교차로 오고가며, 수수께끼를 풀어낼때는 논리적으로 설명을 하지만, 때로는 너무나 비논리적인 이야기가 펼쳐지는 세계를 특유의 느낌으로 잘 표현한 것 같다.

     

    다만, 특정 장르에 대한 경험이 적은 사람들은 재미를 못 느낄 수도 있으며, 읽으면서 난해한 부분들이 나올 수 있는데, 이럴 때 책을 덮지말고 계속 읽어나가다보면, 괴담을 읽는 듯한 즐거움을 선사한다. 마지막 엔딩 장면이나 목 저택 같은 이야기는 호불호가 유독 많이 갈리는 부분일텐데, 본격 미스터리를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면 무난하게 빠져들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

     

    서술트릭부터, 애나그램까지 동원하는 그의 추리기법들과 이야기를 전개하는 미쓰다 신조의 필력은 정말 높은 점수를 주고 싶으며, 읽으면서 오싹오싹함이 느껴지게 하는 표현력은 일품이었다.

     

    추리와 호러라는 장르만으로 놓고볼때는 추리소설로써의 작자미상은 대단한 작품은 아닐수도 있다. 하지만, 호러라는 장르가 더해지면서 기묘하면서도 독특한 색채를 가진 훌륭한 작품이라는 데 이견을 달수는 없을 것 같다. 두 장르의 작품을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면 무난하게 읽을 수 있는 작품이며, 흡입력이 좋은 작품이기 때문에 문턱이 낮은 편이다.

     

    이제 무더위도 어느덧 막바지를 향해 달려나가고 있다. 마지막 무더위를 이겨내기 좋은 책 한권을 읽으면서 올 여름 무사히 보낼 수 있기를 바라며 이만 줄이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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