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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의 개인적인 사례로 본 펫로스 증후군 증상과 극복하는 방법
    건강,생활정보&Tip 2017. 6. 11. 15:25
    펫로스 증후군 증상과 극복하는 방법

     

    주위에서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는 것이 개나 고양이를 데리고 산책하는 사람들이다. 예전에는 동물농장 말고는 동물을 소재로 한 TV프로그램을 좀 처럼 찾아볼 수 없었지만, 지금은 반려동물 행동교정 전문가가 문제점을 치료해주는 프로그램들도 성행하고, 동물이야기만 나오는 채널도 따로 존재할 정도로 우리들의 일상생활에서 반려동물이 차지하는 비중은 점점 더 증가하고 있다.

     

    쿠키 생후 약 8개월 째 매트위에서 찰칵 ⓒ게으른곰탱

     

    이렇게 소중한 나의 반려동물과의 시간이 영원히 지속되면 좋으련만, 사람보다 수명이 짧은 동물들이기에 언젠가는 이별을 경험하게 된다. 나도 약 2주전에 6년의 세월을 함께한 반려동물을 잃었다. 개나 고양이처럼 교감을 많이 하는 동물은 아니었고, 토끼였지만 그 아이는 나와 함께 3번의 이사를 경험하고 내가 가장 힘든 시기를 경험할때 부터 함께 해온 존재였다. 그 아이가 아파하는 모습, 세상을 떠나는 모습까지 모두 지켜보고, 미친듯이 눈에서 눈물이 흐르는 경험을 하였다.

     

    펫로스 증후군이란?

     

    쿠키 배위에서 애교떨때 ⓒ게으른곰탱

     

    나는 내가 키우던 토끼를 내 자식같다고 느낀적이 있다. 토끼같은 자식이라는 말처럼, 내가 일을 해서 버는 돈의 일부로 그 아이의 사료를 사고, 정기적으로 병원에 데려가고, 출근하기 전, 퇴근하고 난 후에 그 아이의 위치를 파악하고 상태를 확인하는 것이 마치 습관과도 같았다. 그런 반려동물이 세상을 떠나고 난 후에 느껴지는 상실감과 이별에 감정은 자식을 잃은 것과 버금간다는 것에 100% 동의한다.

     

     

    세르주 치코티라는 작가는 반려동물이 죽었을 때, "남자들은 가까운 친구를 잃었을 때와 같은, 여자들은 자녀를 잃었을 때와 같은 고통을 느낀다" 라고 말하였는데, 이처럼 반려동물이 죽고난 후에 이별의 감정으로 인하여 일상생활이 힘들고, 심각한 우울증 증상을 겪는 것을 펫로스 증후군이라고 한다.

     

    나는 그렇게 심하게 펫로스 증후군을 겪은 경우는 아니지만, 반려동물의 죽음으로 자신도 생을 마감하는 자살을 선택하는 사람들의 마음을 어느정도는 이해할 수 있었다.

     

    펫로스 증후군의 증상

     

    쿠키가 맛있는 간식 먹을때 ⓒ게으른곰탱

     

    반려동물이 세상을 떠난 후에 사회생활에 어려움을 겪는 것이 대표적인 증상이다. 나도 문득문득 그 아이가 있었던 자리가 생각나고, 함께하던 시간들이 머릿속을 스치면 가끔씩 멍해질 때가 있다. 이것이 심했다면, 당연히 일상생활이 힘들것이다. 처음 죽음의 문턱에 있을때 동물병원 여기저기 전화를 하였다. 토요일 오후였기 때문에, 문을 닫는 곳이 많았고, 토끼라는 동물 자체가 개나 고양이처럼 동물병원이라면 무조건 진료가 가능하지 않았기에 거기서 시간을 많이 지체하였다.

     

    이런일이 생길때 서울이 아닌 지방에 산다는 것은 참으로 힘든일이다. 결국 제대로 된 병원을 찾지도 못하고, 그 아이는 무지개다리를 건너갔다. 마지막 숨이 끊어질때의 그 모습이 뇌리속에 강하게 자리잡혀있는데, 그나마 잘했다고 생각하는 일은 화장후에 장례를 치뤄줬다는 것이다.

     

     

    처음 며칠간은 마지막 모습, 화장전 모습을 찍어놓은 사진을 휴대폰 갤러리에서 시도때도 없이 보고 있었다. 혼자 멍하니, 계속 휴대폰 속 그 사진만을 바라보고 있었는데, 이것이 펫로스 증후군의 증상이 아닐까 싶다.

     

    대표적인 펫로스 증후군의 증상은 극심한 우울증과 함께 외로움으로 인한 심리적 불안증세이다. 시도때도 없이 생각나는 것은 물론, 끝없이 반려동물의 죽음에 대해서 나 스스로를 자책하고, 못해줬던 일들만 기억하게 된다면 점점 더 증상은 심화되고 만다.

     

    펫로스 증후군 극복

     

    쿠키는 장판 보다는 무엇인가 위에 있는걸 좋아했다 ⓒ게으른곰탱

     

    펫로스 증후군의 극복방법은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초기에 중요한 것은 나의 슬픔을 공감해줄 누군가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나는 여자친구와 함께 6년의 세월을 토끼와 보냈다. 그래서 그 아이를 처음 집에 데려올 때 부터 마지막 화장하는 순간까지 모든것을 공유했기 때문에 두런두런 이야기를 나누며 슬픔을 상쇄시키고 그 아이로 인하여 우리가 느꼈던 즐거움과 행복을 이야기 할 수 있었다.

     

    하지만, 1인가구 시대에 홀로 반려동물을 키우던 사람들은 주위에 누군가와 자신의 슬픔을 공유하기가 힘들다. 인터넷에 펫로스 증후군으로 인한 사례들을 다룬 기사를 보면, 댓글에 '고작 동물 죽은 것 가지고' , '니 주변사람들 한테나 잘해라' , 등등 이런 날카로운 비수 같은 말을 남기는 사람들이 많다. 이 같은 사례는 극단적인 라고 보여지지만, 반려동물을 기르지 않는 사람들은 이 슬픔을 절대로 공감할 수 없다는 것이다.

     

     

     

    회사동료에게 나의 슬픔을 털어놓았을 때 대수롭지 않게 반응한다면, 여기서 부터 펫로스 증후군이 심화되는 것이다. 혹시나 이 글을 읽는 사람들 중에 주변에 누군가가 반려동물을 잃은 슬픔으로 슬퍼한다면 꼭 공감해주면 좋겠다. 다른사람의 공감과 이해가 누군가에게는 정말로 큰 힘이 되는 것이다. 나에게 소중한 누군가, 무엇인가가 사라졌을 때, 아무도 슬퍼해주지 않고 이해해주지 않는 다면 그로 인하여 느껴지는 상대적 박탈감은 세상을 떠나고 싶다는 생각과 함께 나를 고립시킬 수 있다는 것을 모든 사람들이 알아야한다.

     

    쿠키의 화장전 마지막 모습 곤히 잠든것 같다. ⓒ게으른곰탱

     

    우리가 펫로스 증후군에 상대적으로 적은 증상을 보인것은 슬픔을 나눈 것 이외에도 미리 마음의 준비를 했다는 것이다. 토끼의 평균 수명은 5년~10년정도 일반적으로 6년정도를 사는 것이 보편적이다. 나는 그 아이와 함께 하는 동안에 최대한 자유롭게 살아가게 하고 싶었다. 집이 큰 집도 아니었기 때문에, 내가 해 줄 있는 일은 그 아이와 함께 생활하는 것이었다. 하루종일 케이지가 없이 자유롭게 살아갈 수 있게 해주었는데, 동물은 갇혀있는 스트레스가 상당하고, 토끼는 스트레스로 인하여 죽을 수 있는 동물이기 때문에 최대한 스트레스를 받지 않게 해주었다.

     

    그래서 일반적인 토끼보다 더 오래살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했었는데, 갑작스럽게 전조증상도 없이 세상을 떠나버렸다는 것이 아직도 믿기지 않고 충격으로 남아있는 것 같다.

     

    쿠키가 화장터 들어가기 직전. ⓒ게으른곰탱

     

    이야기가 조금 길어졌는데, 요컨데, 수명에 대한 인지를 하는 것이 후에 다가오는 갑작스런 이별에 대한 충격을 줄여준다는 것이다. 우리 아이를 보면서 점점 나이가 들어가는 것이 느껴지고, 어린시절과 달라지는 모습들에서 천천히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었기에, 갑작스런 죽음이었지만, 그로 인한 충격이 조금은 덜했던 것 같다.

     

    반려동물 카페 등에서 반려동물과의 마지막 인사에서 미안하다는 말만 하지말고, 꼭 고마웠다는 말을 하라는 말이 있었다. 아이에게 못해준 것, 부족한 것만 이야기해서 자책하는 것 보다 니가 있어서 내가 좀 더 세상을 즐겁게 살았고, 소중한 추억을 만들어줘서 고맙다는 말을 꼭 해주라는 것이다. 슬프지만 그래도 너로인해 행복했어, 니가 있어서 내가 웃을 수 있었어, 좋은 곳에 가고, 우리 다시만나자. 라는 그 말을 꼭 해주면 좋겠다.

     

    쿠키 유골이 되다...ⓒ게으른곰탱

     

    그리고 마지막으로 내가 해줄 수 있는 것은 다해주자 라는 것이다. 아직도 우리나라에 반려동물 장례가 보편화되어 있지는 않다. 하지만, 내 가족처럼 생각하는 사람들은 마지막에 장례를 선택한다. 나도 여러업체를 알아보고, 일요일에도 가능한 곳을 찾아서 장례를 하였다.

     

    3kg 미만의 동물의 화장비용이 약 20만원 정도였는데, 적은 금액은 아니었다. 나와 함께 지내온 시간, 그 아이가 나에게 준 기쁨과 행복을 생각한다면 그 정도 금액은 충분히 감수 할 수 있었던 것 같다. 처음에는 좀 망설이기도 하였다. 산에가서 묻어줄까 라는 생각도 하였지만, 그 아이를 데리고 장례업체에 방문하고, 그곳에서 마지막 인사를 나누고, 화장터에 들어가는 모습, 그리고 유골이 되어 있는 그 모습을 보면서 참으로 슬프고 마음아프지만 그래도 정말로 이제는 떠나갔구나 라는 실감을 하기도 했다.

     

    쿠키가 좋아하던 내 가방, 시도떼도 없이 물어뜯던 밥주걱 까지 영원한 보금자리. ⓒ게으른곰탱

     

    마지막 유골을 들고 집에와서 그 아이가 생활하던 공간에, 사진들과 좋아하던 물건들을 나누고 유골함을 두었다. 지금도 컴퓨터 앞에서 고개만 돌리면 사진이 보인다. 가장 좋아하던 당근을 먹고 있던 그 아이의 모습이. 사료통 소리만 들려온 그 아이의 모습이 눈에 아른거리고, 글을 쓰고 있는 지금도 눈물이 나지만, 그래도 좋은 추억만 생각하고 싶다.

     

    혹시나 반려동물을 잃은 사람이 있고, 이 글을 읽고 있다면, 혼자만의 슬픔이 아니라 당신처럼 누군가도 슬퍼하고 눈물 흘리고 있다는 것을 알고 극복해나가면 좋겠다. 누군가에게는 고작 동물일지 모르지만, 누군가에게는 가족이라는 것을 말이다.

     

    마지막으로 세상을 떠난 아이, 쿠키에게 한마디 하고 싶다. 정말 고마웠다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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