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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리뷰 // 내가 그를 죽였다 - 히가시노 게이고 추리소설
    곰탱이의 책이야기/추리소설 2017. 6. 9. 21:57

    책리뷰 // 내가 그를 죽였다 - 히가시노 게이고 추리소설

     

    히가시노 게이고 작가는 참 많은 작품을 써낸 작가이다. 다작이다 보니, 비슷한 컨셉, 비슷한 느낌을 풍기는 책들도 많고 그로인하여 비판을 받기도 한다. 어떤 사람들은 그의 작품은 재미가 없다고 하기도 하고, 언제나 뻔한 이야기라고 펌하하기도 한다. 나는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작가이기도 하고, 그의 작품은 전체적으로 다 재미있게 본 편이라서 지금도 꾸준히 읽고 있다.

     

     

    다작은 비슷한 느낌과 비슷한 컨셉을 가지고 있기도 하지만, 다양한 작품을 쓰기때문에 다양한 시도를 하기도 한다. 이번 '내가 그를 죽였다' 에서는 1인칭 화자 3명이 순차적으로 등장하면서 이야기를 진행시키는 방식을 보여줬는데, 이런 방식이 참 신선하게 다가왔던 것 같다.

     

    추리소설이라고 하면, 탐정역활의 주인공이 있고 피해자가 등장한다. 그리고 피해자를 중심으로 용의자가 복잡하게 얽히고 설켜있는데 그 엉킨 실타레를 풀어내는 것이 탐정이고, 독자는 그 실타레가 풀어지는 과정을 흥미롭게 보는 것이다.

     

     

     

    이번에 읽은 '내가 그를 죽였다' 는 히가시노 게이고 작가가 만든 매력적인 형사케릭터 가가형사가 등장하는 가가형사 시리즈로, 악의 다음작품인 5번째에 해당하는 작품이다. 둘 중 누군가 그녀를 죽였다 처럼 작중에서 범인의 정체를 밝히지 않고 마무리를 하는 방식을 채택했는데, 범인을 추리하기 위한 힌트와 범인의 정체에서 조금 아쉬움이 남기도 하였다.

     

    <'내가 그를 죽였다' 줄거리>

     

     

    보통의 평범한 오누이와는 다르게 연인처럼 가까운 남매인 간바야시 다카히로와 간바야시 미와코, 이야기의 시작은 미와코의 결혼준비 부터 시작한다. 미와코는 여류시인으로 한창 유명세를 떨치고 있었는데, 한때 인기작가인 호다카 마코토와 결혼을 앞두고 있었다. 결혼준비로 한창 분주한 그때에 모코토와 그의 친구이자 매니저인 스루가 나오유키는 일련의 사건을 처리하냐고 정신없이 바쁜시간을 보내게 되는데, 우여곡절 끝에 결혼식 당일, 즐거운 마음으로 입장해야 할 신랑은 갑작스레 죽음을 맞이하게 되고, 독살사건으로 밝혀진 이 사건에 용의자는 3명. 미와코의 담당 편집자인 유키자사 사오리와 미와코의 오빠인 다카히로, 그리고 매니저인 나오유키였다.

     

     

    나오유키와 같은 맨션에 사는 나미오카 준코라는 여자가 자살하는 사건과 맞물리면서 이야기는 점점 미궁속에 빠져들고, 네리마 경찰서 소속의 가가 교이치로 형사는 이 일련의 사건들의 연관성을 파헤치고 진실에 접근해가고 있었다.

     

    <내가 그를 죽였다 감상포인트는?>

     

     

    이 작품은 기존의 추리소설(본격소설)이 주는 재미를 포함하고 있지는 않다. 추리소설을 읽는 재미는 정체를 알수 없는 범인과 탐정의 두뇌싸움이라고 생각한다. 치밀하게 설계된 트릭, 교묘하게 함정을 파놓고 기다리는 범인으로 부터 함정을 피하고 치밀하게 설계된 트릭을 파헤치는 탐정의 놀라운 추리력, 그리고 반전이 주는 짜릿함이 추리소설(본격소설)의 묘미라고 할 수 있을텐데, 내가 그를 죽였다에서는 그런 재미는 느끼기가 힘들다. 그렇다고 사회파 추리소설이라 부를 정도로 여운이 남거나 생각할 여지가 많은 소설도 아니었다.

     

     

     

    그렇다면 어떤 감상포인트가 있을까?

     

    일단 좀 색다른 진행방식에서 그 재미를 찾을 수 있었다. 1인칭 화자로 진행되는 방식을 채택했으면서, 주요 용의자인 다카히로, 스루가, 유키자사 이 세명이 순차적으로 이야기를 이어나가는데, 서로의 입장에서 서술되는 흐름은 독특하면서도 색다른 재미를 주었다.

     

    처음부터 범인이 누구인지 밝혀지지 않는 부분을 생각하면서 읽다보니, 그들의 독백이나, 행동묘사 등에 집중을 하게 되고 그들의 모습을 머릿속으로 그려가면서 읽는 재미를 주었다.

     

     

    또 하나는 탐정이 하는 추리가 아닌, 독자인 내가 하는 추리에서 오는 즐거움이었다. 1인칭으로 서술되는 방식에 그들의 각각의 행동묘사를 세밀하게 살피며 이들 중 헛점이 있는 사람은 누구인가 하는 부분을 주의깊게 살피며 읽게 되었는데, 책을 읽는 중에는 독자인 내가 주인공인 탐정의 역활을 맡게되는 것이다.

     

    추리소설에서 용의자의 조건은 무엇일까? 첫번째로 피해자가 사망함으로 인하여 이득을 볼 수 있는 사람. 두번째로는 원한관계가 있는 사람, 즉 동기가 있는 사람. 세번째로는 피해자를 살해할 수 있는 방법이 존재하는 사람이라고 본다. 용의자 3명은 이 조건 중에서 이득을 볼 수 있는 사람은 없었지만 2가지 조건을 충족하는 사람이 3명 모두였기 때문에 이로 인하여 읽는 내내 누가 죽였을까를 고민하게 만들었고 그로 인한 재미가 꽤나 쏠쏠한 편이었다.

     

    <내가 그를 죽였다 아쉬운점은?>

     

     

    역시나 많은 사람들이 아쉬워하는 범인의 정체와 그에 다다르는 과정은 나 역시 다르지 않았다. 위에 나열한 재미 포인트를 충족시키기 위해서는 열심히 머리를 싸매고 고민하고, 포인트를 찾아서 다시 복기하는 과정을 거쳐서 결말에 다다랐을 때는 책을 덮으며, '아!' 하는 만족감이 있었어야 하는데, '에?' 라는 찝찝함을 안겨준 것은 이 책의 최대 단점이자, 작가인 히가시노 게이고의 실수가 아닐까 생각한다.

     

    본격추리소설의 요건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하나있다. 작가는 내용중에서 범인을 유추할 만한 힌트를 나열해야 하며, 그 힌트를 의도적으로 숨기거나 왜곡시켜서는 안된다는 것인데, 이 작품에서는 이 중요한 요건을 어기고 있다.

     

    범인의 정체를 알 수 있는 중요한 힌트이기에 완전히 오픈하지 않은 것은 이해할 수 있지만, 작품 속 가가형사나 경찰들은 간단한 검시만으로도 알수 있었던 정보였기에, 마지막 종장부분에 나오는 추리쇼는 사실상 필요하지도 않는 것이었다. 그냥 찾아가서 미란다 원칙 읇어주고, 수갑채우고 끌고오면 끝나는 것이었다.

     

     

    차라리, 반전으로 나미오카 준코가 자살이 아닌 타살이었다는 부분이 들어갔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도 있었다. 독약을 먹고 죽은 피해자, 그렇다면 '누가 어떻게 독약을 먹였는가' , '누가 독약을 먹일 수 있었는가?' 만 밝혀지면 되는 것이었기 때문에 단순함도 하나의 문제가 아닐까 생각한다.

     

    조금만 더 꼬았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책을 읽고 난 후에 밀려들어서 뒷 마무리가 좋지않은 작품이었다.

     

    하지만, 무엇보다 가장 큰 아쉬운점이 있었으니, 그건 바로 가가 교이치로이다. 가가형사 시리즈를 보는 이유는 가가 교이치로라는 캐릭터에 대한 매력에 애정을 느끼기 때문이다. 큰 키에 넓은 어깨를 가진 체형에 눈매가 날카롭고 뚜렷한 형사. 따뜻한 감성을 가지고 있으며 용의자를 대할때도 배려를 하고 친절과 예의를 지킨다. 하지만, 사건을 분석하고 대하는데 있어서 그 자세는 매우 냉철하고 날카롭다. 사소한 것 하나도 놓치지 않고 의문이 풀릴때 까지 조사하는 집념도 가지고 있는 이 가가 교이치로가 이 작품에서는 그 매력을 1도 안보여 준다.

     

    가가형사 시리즈이지만, 그의 캐릭터 성이 전혀 발휘되지 않는 작품이기 때문에, 가가형사 시리즈로써 점수를 주기가 힘들 것 같다.

     

    <마무리하며...>

     

     

    히가시노 게이고 작가의 작품을 읽을때면 가끔 드는 아쉬운 부분이 있다. 바로, 본격추리소설과 사회파추리소설의 중간쯤에 있는 듯한 애매모호함이 느껴진다는 것이다. 이번작품도 주제와 컨셉은 분명 독자들에게 도전장을 던지는 본격추리소설이지만, 내용이나 몇몇 장면과 설정들에서는 사회파추리소설의 성향도 담고 싶었던 것 같다.

     

    가가형사 시리즈이지만, 가가 교이치로는 조연이었던 것 같다. 사실 등장하는 모든 인물이 다 조연이다. 심지어 책을 읽었던 독자인 나조차도 말이다. 작가는 독자를 주인공으로 만들고자 이 책을 썼었던 것 같은데, 내 생각은 모두 다 조연이다. 이 작품에는 주인공이 없다. 그래서 아쉽다. 다음에 언제 또 가가형사 시리즈를 읽을 지 모르겠지만, 다음 작품은 많은 사람들의 찬사를 받았던 '신참자' 인 만큼 기대가 가득하다. 이 기대감이 사그라들지 않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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