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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리뷰] 살육에 이르는 병(아비코 다케마루) 서술형트릭의 반전이 주는 짜릿함
    곰탱이의 책이야기/추리소설 2017. 4. 21. 20:34

    오랜만에 아주재미있는 추리소설을 읽어보았다. 아비코 다케마루 작가의 살육에 이르는 병이라는 작품이다. 본격추리소설로 서술형 트릭이 아주 훌륭한 작품으로 많은 사람들이 추천하는 작품이었다. 나는 우연한 기회에 알게 되어서 읽게 되었는데 참 재미있는 소설의 하나로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것 같다.

     

     

    19금 이라는 딱지를 붙히고 있는 책이다. 책 제목부터 무언가 그로테스함이 묻어나오고, 공공장소에서 읽기를 꺼려지는 그런 책이지만, 나의 주 독서시간대는 출퇴근시간 차안에서 이동시간이고, 솔직히 남들 시선을 크게 개의치않기 때문에 크게 신경쓰지는 않았는데, 사람이 많은 지하철 등에서 읽는다고 생각하면 좀 화끈거릴 수도 있을 것 같다.

     

    천안 야우리 교보문고에서 오프라인 구매를 하였는데, 이 나이에 책을 사면서 신분증을 내밀었던 것은 특이한 경험 중 하나였던 것 같다.

     

     

    ※ 본 리뷰는 개인적인 해석과 생각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 살육에 이르는 병은 19세 미만 구독불가 책이기 때문에 잔인하고 음란한 부분들을 다수 포함하고 있는 책입니다.

     

     

    추리소설 살육에 이르는 병의 시작은 범인인 미노루가 살인 현장에서 체포되는 부분 부터 시작한다. 경찰들은 잔인한 살인사건을 저지른 범인이 미노루라는 것을 믿지 못하는 등의 모습과 그가 사형판결을 받았다는 부분, 성적 컴플렉스에 의한 소시오패스라는 부분을 언급하고 첫번째 사건이 일어나는 과거로 부터 이야기를 시작한다.

     

    이야기의 서술방식은 3명의 시점이 순차적으로 반복되게 되는데, 범인인 미노루와 엄마인 마사코, 전직형사인 히구치 이 세사람의 시점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마사코는 자신의 아들이 혹시 범죄자일지도 모른다는 의심을 하게 되고, 아들의 방을 뒤적거리고 아들은 범죄자가 아닐 거라고 끝없이 자기합리화를 하는 장면 등이 묘사된다. 하지만, 아들이 살인을 저질렀을지도 모른다는 의심이 확신이 되었을 때 그녀는 어떻게든 아들을 막고, 구하기 위해서 노력하는 모습들이 등장한다.

     

    마사코 부분에서는 아들의 어린시절과 자신이 아들과 딸아이를 생각하는 마음. 그리고 남편을 생각하는 마음을 표현하며 그녀가 가지고 있는 자식들에 대한 애착, 가정이라는 것에 대한 애정 등이 고스란히 느껴진다. 그만큼 아끼는 착하디 착한 아들이 사실은 끔찍한 변태연쇄살인마 였을지도 모른다는 의심을 품게 되면서 느끼는 내적갈등과 아들의 방에 들어가서 발견하는 여러가지 물품들로 하여금 자기 스스로를 위안하는 심리묘사가 참 좋았던 것 같다.

     

    전직형사인 히구치는 아내를 유방암으로 잃고 난 후에 혼자서 죽지 못해 살아가는 생기 없는 사람으로 그려진다. 그가 이 연쇄살인의 중심부에 들어서게 되는 것은 그와 인연이 있었던 간호사가 연쇄살인에 희생자가 되어버렸기 때문이다. 그녀는 자신의 아내가 병원에 입원했을 일했던 간호사였으며, 아내가 세상을 떠난후에 삶의 의욕을 모조리 잃어버린 그를위해서 음식도 해주고 그가 나쁜마음을 먹지 않도록 옆에서 도와주던 여자였었다.

     

    그녀는 그에게 연정을 품고있었지만, 그는 그녀의 마음을 받아줄 수 없었고 그녀의 마음을 외면한 그날밤 그녀는 범인에게 살해당하고 말았다. 히구치는 그녀가 희생된 사건이 자신의 탓인 것 같은 죄책감에 몸부림치게 되고 그녀와 꼭 닮은 그녀의 동생 가오루와 함께 죄책감을 씻어내기 위해 범인을 추적해 나간다.

     

    히구치의 역활은 흔히 생각하는 본격추리소설에 등장하는 탐정은 아니다. 예리한 감을 가지고 있지도 않고 그렇다고 추리력이 뛰어나지도 않은 그냥 은퇴한 전직형사일 뿐이다. 다만, 그는 이야기를 풀어나감에 있어서 꽤나 중요한 역활을 가지고 있다. 소시오패스인 범인을 추적하는 정상적인 사람이라는 부분과 범인을 검거하는 순간에 결정적인 장면을 목격하는 역활이었다.

     

    범인 미노루는 전형적인 정신이상자 소시오패스 같은 모습을 가지고 있는 캐릭터이다. 그에 대한 부분들을 읽으면 우리나라의 연쇄살인사건의 범인이었던 '강호순' 이나 '유영철' 같은 범인들이 언뜻언뜻 떠오른다. 임포텐츠(발기불능)는 아니지만, 정상적인 여자와의 성교를 통해서 즐거움을 느끼지 못하는 미노루는 자신도 모르는 특별한 계기로 머릿속에 무엇인가가 끊어지는 느낌을 받게 된다. 그리고 그는 그날 한 여자를 죽였다.

     

    이처럼 매우 평범해보이는 한 남자, 여자들이 볼 때 호감형인 외모에 그의 웃음에는 상대방으로 하여금 긴장과 경계심을 누그러트리게 하는 부분적 묘사로 볼때 친근함을 느끼게 하고 상대방을 편안하게 만들어주는 타입이라고 볼 수있다. 또한, 지적인 모습들이 묘사되기 때문에 학력도 부족하지 않은 그런 사람으로 묘사가 되는데, 작가는 미노루라는 캐릭터로 우리 주변에 있는 소시오패스 범죄자의 위험성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고 생각한다.

     

     

    굉장히 잔인한 살인사건이 일어난다. 그 수법이 너무나도 잔인하고 엽기적이기 때문에 사람들은 범인에 대해서 매우 무시무시한 괴물같은 사람이라고 선입견을 갖지만, 범인을 체포하고 보니 그는 너무도 평범한 우리 주변에 있는 그런 사람이었다. 정말로 그가 범인이 맞는 것일까? 정말로 그가 사람을 죽였을까? 이토록 잔인하게? 라는 의문을 품게 된다. 그것이 소시오패스 혹은 사이코패스 범죄자들의 무서운 점이다 라고 작가 아비코 다케마루는 우리에게 이야기를 하고 있었던 것 같다.

     

    미노루의 범죄행각에 대한 묘사는 정말로 잔인하고 그로테스크하고 묘사하고 있다. 고어영화등을 별 거리낌없이 보고, 짐승의 성을 읽고 크게 많이 잔인하다고 느끼지 못했었는데, 살육에 이르는 병은 정말로 잔인하고 눈살이 찌푸리게 만들었었다. 그의 이런 잔인한 묘사는 그의 서술형 트릭에 완성을 위한 장치라는 평이 많지만, 평범하고 호감적인 미노루가 자신안에 있는 망상과 생각속에 갇혀서 이토록 잔인한 행위를 아무런 거리낌없이 행하는 모습으로 소시오패스 범죄자의 무서움을 표현하고 싶었다고도 해석해 볼 수 있을 것 같다.

     

    살육에 이르는 병이 개인적으로 정말 재미있고 좋은 작품이라고 생각하는 부분은 미노루에 대한 심리적 묘사가 너무도 뛰어났기 때문이다. 덤덤하게 자신의 과거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첫번째 살인을 저지르는 그 장면들로 부터 시작해서 그의 안에서 무엇인가가 깨어나서 그는 소시오패스 살인마가 되어버렸다. 그 후에 그의 심리상태에 대한 묘사는 작가가 범죄자의 머리속에 들어갔다 나온것이 아닐 까 라는 생각이 들정도로 디테일하다고 느꼈다. 정상적인 사람의 사고와는 완전히 다른 묘사가 소설의 몰입감을 높여주는 결정적인 요소가 아닐까 생각한다.

     

    삐뚫어진 사랑, 어린시절에 제대로 된 성교육을 받지 못하고 우연히 목격한 그릇된 생각이 머리속에 박혀버린 채로 성장한 아이는 자신의 머리속에 들어있는 생각이 올바르지 못하는 것을 인지하지 못한다. 우연한 계기로 깨어나 버린 그릇된 심성과 비틀버린 애정은 그로 인해 그를 소시오패스 연쇄살인마로 만들어버렸다. 그리고 그것을 인지한 어머니는 그런 아들을 병에 걸렸다고 생각하고 치료만 한다면 모든것이 정상으로 돌아올것이라고 굳게 믿고 있었다. 아들은 병에 걸렸다. 살육에 이르는 병에 말이다.

     

    한 남자와 한 여자는 자신의 언니를 죽게 한 범인을 찾아 헤메였다. 그리고 마침내 만난 언니를 죽인 범인. 그리고 남자는 그 범인의 집에서 그의 범죄행위를 보고 경악을 금치 못한다. 그는 정말 너무도 엽기적이고 잔인한 '괴물' 이었다.

     

     

     

    참 잔인하고 비위가 약한 사람은 읽다가 책을 덮을 수도 있을 것 같을 정도로 수위가 강한 작품이었다. 하지만, 서술형트릭의 짜릿함을 맛볼 수 있는 최고의 작품이기도 했다. 읽는 내내 여러가지 의문을 가지고 나름 추리를 하는 즐거움을 가지고 있다가 마지막 페이지 딱 한줄에 무너지는 자신을 발견했다면 그것만으로 이 작품은 훌륭한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본격추리소설을 좋아하고, 짜릿한 반전소설을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강추하고 싶은 작품.

    다만, 잔인한 묘사와 야한묘사가 많이 나오기 때문에 이런 부분을 싫어하는 사람에게는 읽지말라고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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