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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 / 히가시노 게이고 장편소설 가슴이 훈훈한 이야기
    곰탱이의 책이야기/추리소설 2017. 4. 3. 21:20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는 언제나 바쁜 삶을 살아간다. 바쁘게 살아가다 보면 마음 터놓고 이야기할 사람이 주변에 없는 경우도 많을 것이다. 히가시노 게이고 작가의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은 그런 우리의 가슴을 먹먹하게 하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오래된 잡화점에서 일어나는 기묘한 이야기와 각기 다른 시공간에서 펼쳐져는 스토리라인은 꽤나 따뜻한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다.

     

     

    히가시노 게이고 하면 대표적인 일본의 추리소설 작가이지만, 이번작품은 기존의 소설들과는 약간 다른 성향을 띄고 있다. 추리적인 요소가 아예없지는 않지만 , 추리소설이라고 부를수는 없는 소설이다. 하지만, 히가시노 게이고 작가의 특유의 스타일과 성향은 그대로 보여주는 매우 매력적이고 재미있는 소설임은 틀림없을 것이다.

     

    히가시노 게이고 장편소설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의 시작은 총 5장으로 나누어져있는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첫번째 시작은 3인조 강도단이 자동차가 고장나서 오랫동안 방치된 폐가로 몸을 숨기는 이야기로 시작하는데, 그들이 몸을 숨긴 장소가 나미야 잡화점이었다. 그 곳에 날이 밝을때 까지 숨어있다가 도주를 하려고 하는 3인조에게 갑작스레 등장한 '나미야 잡화점 님께' 로 시작하는 편지 한통이 흥미진진한 이야기 속으로 우리를 끌어들인다.

     

     

     

    1970년대에 나미야 잡화점을 운영하던 나미야 유지는 고민이라는 뜻의 일본어인 나야미와 이름이 비슷해서 아이들이 고민 상담도 해주냐는 물음을 계기로 잡화점에서 고민상담을 하고 있었다. 대부분은 재치문답 같은 아이들 장난도 있었지만, 간혹 진지한 고민상담도 들어오곤 했는데, 나미야는 진지하게 모든 상담에 답변을 해주었다. 어느날 자신이 고민상담을 하면서 내려준 답으로 인하여 상담자가 불행한 일을 당한 것 같은 느낌을 받은 그는 생기를 잃어가고 잡화점을 폐업하고 아들내외의 집에서 생활을 하게 된다. 어느날 병원에서 암 선고를 받고 마음의 준비를 하라는 이야기를 아들은 듣게 되고, 나미야는 잡화점으로 하루만 돌아가고 싶다는 말을 한다.

     

     

    잡화점에 가면서 아들에게 편지를 하나 주는데, 자신의 서른세번째 기일에 공고문을 내달라는 것이었다. 내용은 나미야잡화점의 상담 창구가 부활한다면서 예전에 나미야 잡화점에서 상담편지를 받은 사람중에서 자신의 인생에 어떤 영향을 끼쳤냐는 것인데, 이 기이한 이야기로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이 시작된다.

     

    공부하지 않고도 시험에서 백 점을 맞게 해달라던 아이는 당신에 대한 시험을 치게 해달라고 하라는 나미야의 답장을 가슴속에 품고 있다가 어른이 되어서 선생님이 되고 그 답변을 응용하여 반 아이들을 친하게 만들었다는 내용 등등 다양한 답장이 돌아오고 나미야는 미래에서 온 답장들을 보고 흐믓해 한다.

     

    아무런 욕심없이 사람들의 고민에 성심성의껏 답변해 주었던 나미야의 성품에 하늘이 감동해서 일까, 나미야가 아들에게 부탁하고, 나미야의 아들이 다시 자신의 아들에게 부탁한 공고문을 올리는 날 하루는 나미야 잡화점의 상담창구가 부활하게 되고, 그것이 과거와의 연결고리가 된다. 3인조 강도단이 나미야 잡화점에 숨어들어간 날은 공교롭게도 상담창구가 부활하는 날이었고 과거에서 온 고민편지를 그들은 나미야가 그랬던 것 처럼 성심성의껏 답변을 적어 보내준다.

     

     

    각기 다른 이야기라고 생각되는 이야기들이 하나의 연결고리로 이어지고 시공간을 초월한 감동 스토리가 완성된다. 누군가에게는 병에 걸려 죽어가는 사랑하는 이와 올림픽 사이에서의 고민을 해결해주고, 누군가에게는 자신의 꿈을 잃지 말라고 말하며, 누군가에게는 돈을 버는 방법을 가르쳐준다.

     

     

     

    3인조 강도단은 일반적으로 봤을때는 누군가에게 조언을 해줄 입장도 아니었고, 사실을 알았다면 고민을 가진 사람들도 그들에게 상담을 하지 않았을 것이다. 나미야 잡화점이라는 가면속에 그들은 가짜 상담사 노릇을 하였지만 그들은 진실되게 각자 성심성의껏 고민을 가진 사람들에게 조언을 하고 충고를 해주며 답을 내려주었다. 비롯 가짜 상담사였지만 그들의 마음만은 진짜였던 것이다. 나미야 할아버지가 미래로 부터 자신이 상담해준 사람들에게 고맙다는 감사편지를 받았듯이 3인조 강도단도 사람들에게 감사편지를 받으며 내면에 감추어두려 했던 그들의 선한 마음씨가 깨어나며 이야기는 막을 내린다.

     

    환광원이라는 아동복지시설을 중심으로 여러 관계가 얽히고 그 얽힌 실타레가 나미야 잡화점으로 풀려나가는 이야기는 복잡한 우리의 인생사를 이야기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내면에 꽁꽁 얼어붙고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거짓된 모습으로 살아가는 우리의 모습. 그 가면뒤에 숨겨진 진짜 우리의 모습은 선하다고 히가시노 게이고 작가는 말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

     

     

    책을 읽으면서 나미야잡화점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답답함을 안고 혼자 끙끙 앓고 있는 고민들 그 고민들을 누군가에게 털어놓고 조언을 받고 싶다는 것은 많은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공통된 생각일 것이다. 하지만, 3인조 강도단이 그랬던 것 처럼 누군가에게 도움을 받고 싶다고 생각하고 말하기 전에, 누군가에게 내가 먼저 도움이 될 수 있다면 세상은 좀 더 따뜻해 질것이다. 다른사람에게 내가 나미야잡화점의 할아버지가 되어보면 참 좋을 것 같다.

     

    현대사회에서 화두로 떠오르고 있는 것이 '힐링' 이라는 것일 것이다. 여행, 독서, 영화, 음악 등등 각박한 사회에서 사회생활로 지쳐버린 심신을 위로받고 싶어하는 이들이 많아지면서 힐링이라는 것이 많은 이들에게 공감이 되었을텐데, 나미야잡화점의 기적을 읽으면서 느낀 점은 이 책은 그럴듯한 힐링으로 포장한 책이 아닌 훈훈한 이야기 하나만으로도 우리의 마음에 따뜻한 바람이 불게 해준다는 것을 느끼게 되었다.

     

    옮긴이의 말 중에서 히가시노 게이고 작가가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으로 2012년 '중앙 공론 문예상'을 수상할때 했던 수상소감을 적어논 부분이 있다. 어렸을때 책을 읽기 싫어했던 자신을 독자로 상정하고, 그런 자신이 중간에 내던지지 않고 끝까지 읽을 수 있는 이야기를 쓰려고 노력하다는 것인데, 항상 히가시노 게이고 작가의 작품을 읽으면 가독력이 좋다고 생각하곤 하는데 그 의문이 다소 풀리는 것 같았다.

     

    읽었을때 재미있고 이해하기 쉽고, 나아가서 책속에 담긴 이야기가 많은 이들에게 공감이 된다면 그것이 명작이 아닐까?.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은 명작이라는 수식어를 붙혀도 좋을 만큼 좋은 작품이라고 생각하며 이 글을 마치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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