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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히가시노게이고 - 잠자는 숲 (가가형사시리즈 2)
    곰탱이의 책이야기/추리소설 2017. 3. 29. 20:57

    졸업에 이어서 바로 다음에 선택한 책은 가가형사시리즈의 2번째 이야기 히가시노게이고 작가의 잠자는 숲이었다. 졸업과는 달리 가독력이 꽤나 훌륭한 편이었으며 , 대체적으로 만족스러운 작품이었다. 정당방위를 주장하는 살인사건을 시작으로 다카야나기 발레단이라는 한 공간에서 일어나는 1건의 정당방위 살인사건과 1건의 살인사건, 그리고 살인미수와 자살사건 까지 4가지의 사건이 연달아 일어나면서 '그들의 왜 죽었는가?' 라는 의문을 가지고 사건을 풀어나가는 가가형사의 멋짐이 폭발하는 작품이었던 것 같다.

     

     

    히가시노게이고 작가의 잠자는 숲은 1989년도에 발표한 가가형사시리즈의 두번째 이야기이다. 우리나라에서는 2009년도에 출간이 되었기 때문에 읽었을때 출간 시간의 차이때문에 괴리감을 느낄 수도 있다.

     

     

     

    전체적인 스토리는 다카야나기 발레단에서 살인사건이 발생한다. 한 남자가 발레단에 몰래 침입하여, 그 곳에 있던 발레리나 여성이 당황하여 꽃병으로 내려치고 피를 보고 기절했는데 그 남자는 사망하였다는 것이다. 정황상으로 봤을때는 정당방위에 의한 살인이지만 가가를 비롯하여 경찰서에서는 피해자가 입고있는 옷 차림등을 보았을때 단순 절도범이나 좀도둑 같아 보이지는 않는다는 의문으로 피해남성의 신원파악과 발레단에 침입한 이유 등을 알아보는 수사를 시작하게 되는데, 연출가이자 안무가, 발레마스터인 가지타가 사망하면서 본격적으로 살인사건에 대한 수사가 시작된다. 첫 번째 사건이 우연이었을 수도 있다면 두번째 살인은 명백한 계획적인 살인, 두 사건의 연관성을 조사하면서 소설의 내용은 점점 더 미궁으로 빠져들게 된다.

     

     

    잠자는 숲은 일단 가독력이 굉장히 좋은 작품이었다. 졸업을 읽고 난 다음에 읽어서 인지, 책이 읽히는 속도 자체가 차이가 날 만큼 가독력이 좋아서 속으로 '그래 이게 히가시노 게이고지' 라고 생각하기도 하였다. 쑥쑥 읽히는 만큼 사건의 전개도 빠른 편이고, 기존의 작품들과 비슷한 듯 하면서도 다른 형태를 띄고 있다.

     

    발레단에서의 살인사건이라는 소재를 사용한 것은 아무리도 폐쇄적인 단체를 표현하기 위해서 였다고 생각한다. 소설 속 발레단은 발레만을 위해 살아가는 공간으로 등장한다. 프리마발레리나인 다카야나기 아키코는 발레단의 단장인 다카야나기 시즈코의 양녀였는데, 그녀는 발레에 일생을 바치느라 남자를 만나지도 않았기에 발레에 재능이 뛰어난 친척딸(아키코)를 입양하여 양녀로 삼고 발레단의 마스코트로 만들었을 정도이며, 발레단의 모든 사람들이 대부분 발레만을 위해 살아오고, 다른 인간관계는 단절된 형태로 비추어진다.

     

    비단, 발레만이 아니라 한 분야에서 최정상의 자리에 올라서기 위해서는 포기해야하는 것이 많은 것은 당연지사일테고, 당연히 많은 노력이 필요한 것 또한 맞을 것이다. 히가시노 게이고 작가는 그런 부분들을 발레단이라는 공간을 활용해서 꽤나 디테일하게 보여줬다고 생각한다.

     

     

     

    책을 읽는 동안 재미를 느낄 수 있을만한 포인트는 첫번째로 각 사건의 인과관계이다. 첫번째 정당방위 사건, 두번째 가지타가 사망한 사건, 세번째 야기유의 살인미수 사건, 네번째 야스코의 자살사건 까지, 피해자들이 사망한 사건, 혹은 사망할 뻔한 사건 자살한 사건 모두에 '왜?'라는 의문을 들게 만들고, 소설상 가가를 비롯한 형사들 또한, 왜라는 의문을 표한다. 그 의문에 답을 하는 것이 사건을 해결하는 길이니 모두들 의문에 답하기 위한 추리를 하고 수사를 하는데 , 읽는 내내 작가가 뿌려놓은 떡밥들을 잘 회수해가다 보면 해답에 다다를 수 있는데 그 재미가 꽤나 쏠쏠했다.

     

    두번째 포인트는 가가 교이치로의 사랑이야기 이다. 첫번째 작품 졸업에서는 묵뚝뚝하고 냉철한 모습을 주로 보여줬던 가가 교이치로였다. 사토코에게 자신의 마음을 고백할때도 굉장히 자기 일변도 적인 모습을 보여주는데, 그것에 대해 친구들과 선생님의 평은 '가가 답다' 였기 때문에 미오를 향한 가가의 마음과 로맨스적인 요소는 그간 히가시노 게이고 작가의 작품에서는 느껴보지 못한 신선한 즐거움을 선사한다.

     

    세번째 포인트는 가가형사시리즈, 가가 교이치로라는 소설상 인물에 대해서 매력을 느끼게 했던 이미지가 시작되는 작품이 잠자는 숲이 아닐까 생각한다. 냉정하게 추리를 하고, 사건을 풀어나가는 모습 이면에 언제나 피해자와 가해자를 생각하는 따뜻한 모습이 공존하는 모습. 단순히 추리 만을 위한 탐정이나 사건해결을 위한 형사 캐릭터, 진실만을 추구하는 그 모습에서 한 차원 더 높은 따뜻한 감성까지 가지고 있는 가가 교이치로라는 케릭터가 시작되면서 동시에 완성된 작품인 것 같아서 그 부분이 참 재미있게 느껴졌다.

     

    악의라던가 붉은 손가락, 용의자x의 헌신 등의 작품에서 보여준 소름끼치는 반전은 등장하지 않았다. 나름 반전으로 삼기위해서 여러 장치를 해두었지만, 읽는 입장에서는 반전으로 와닿지 않았고 풀어나가는 방식도 굉장히 스무스 한 느낌이었다. 하지만, 읽는 내내 재미있다고 느낄만한 작품이었고 추리라는 요소와 로맨스라는 요소 , 거기에 멋진 주인공 캐릭터가 함께 있으니 참 훌륭한 작품이 아닐까 생각한다.

     

     

    히가시노 게이고 라는 작가는 글을 굉장히 직관적으로 서술하는 작가일 것이다. 이 부분이 문학적인 느낌이 크게 느껴지지 않기 때문에 그를 그냥 다작인 작가, 상업적인 작가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많을테지만 , 글을 꼭 꼬아야지만 훌륭한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문장력이 뛰어나고 멋들어진 문장을 만들어 내는 것은 물론 작가에게 있어서 중요한 요소이지만, 읽는 사람입장에서 재미를 느끼게 해주고 나아가서 생각할만한 요소, 사회적인 내용과 비판까지 담아낸다면 그 작가는 훌륭한 작가가 아닐까 개인적으로 생각해본다. 그런의미에서 나는 히가시노 게이고 라는 작가는 훌륭한 작가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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