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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가형사시리즈 첫번째 이야기 [졸업] , 히가시노 게이고
    곰탱이의 책이야기/추리소설 2017. 3. 25. 19:36

    나는 개인적으로 참 좋아하는 작가가 일본의 추리소설 작가인 히가시노 게이고 이다. 히가시노 게이고의 대표작품들은 많은 작품들이 있겠지만, 그 중에서도 가가 교이치로 형사가 등장하는 가가 형사 시리즈가 있다. 오늘은 가가 교이치로가 형사가 되기전, 대학 4학년의 이야기를 다룬 졸업이라는 작품에 대해서 이야기를 해보고자 한다.

     

     

    가가형사 시리즈의 첫번째 이야기인 졸업은 우리나라에는 2009년에 출간되었고, 일본에서는 1986년에 출간된 그의 두번째 소설이었다. 히가시노 게이고 작품중 평이 좋지 않은 작품들은 출간된지 오래된 책들인 경우가 많은 데 졸업도 30여년이 지난 작품임을 감안해 볼때는 졸작이라고 평할 정도의 작품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소설 졸업에는 대학교 4학년인 7명의 친구들이 이야기 속에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가가 교이치로, 사토코, 도도 , 쇼코 , 하나에, 와코, 나미카까지 고등학교때 부터 친구인 7명의 치열한 삶을 보여주고 있는데, 검도부 소속의 가가와 나미카, 테니스부 소속의 하나에외 와코 커플, 전형적인 엘리트 지망생 도도와 순종적인 여성상인 쇼코, 자유분방한 여성상의 나미카, 중간 정도의 해당하지만, 자신의 꿈을 향해 한발을 내딛는 사토코까지 7명의 캐릭터로 히가시노 게이고 작가는 다양한 이야기를 전하고 싶었던 것 같다.

     

    소설 속 줄거리는 전형적인 청춘스토리로 시작해서, 쇼코의 죽음으로 추리소설로 변환되는 전개를 따르는데 데뷔작인 방과후 다음 작품이기에 무난한 학원물에 이어서 캠퍼스 스토리를 선정했던 것 같은 느낌도 든다.

     

     

    '어느날 친한 친구가 방에서 죽어있다면? 자살이라 믿고 싶지만 동기가 없고, 타살이라 생각해도 그녀는 살해당할 만한 사람이 아니야' 라는 말이 졸업의 핵심포인트라고 생각한다. 고등학교 시절부터 항상 어울리며 지내온 7명의 친구들 그들 중 한사람이 갑자기 집에서 싸늘한 주검이 되어 발견이 되면서 , 그들의 관계와 삶이 송두리째 바뀌게 된다.

     

    방과후 함께 모여서 웃고 떠들며, 속내를 털어놓는 사이라고 생각했지만 그녀에게는 친한 친구들에게까지 비밀로 했던 이야기가 존재하고 사건을 하나하나 풀어나가던 중에 또 다른 친구가 죽음을 맞이한다. 진실을 마주하기 위해 친구를 의심하는 가가 교이치로, 그의 냉철한 추리이야기를 기대하고 본다면 조금은 실망할 수도 있다.

     

    사이좋던 친구들 사이에 연이어 발생하는 살인사건으로 인해 벌어지는 그들의 갈등 부분에 대한 표현이 좀 약했다고 생각한다. 또한, 냉정하게 사건을 분석하는 가가의 모습과는 역설적으로 나미카는 자살할 사람이 아니야 라는 단정적인 생각과 사토코에 대한 맹목적인 믿음 또한, 다소 아쉬움으로 남는다.

     

     

    히가시노 게이고 작가 특유의 가독성이 아직인 빛을 보이던 시기가 아니라서, 현재 그의 작품에 빠져들어서 졸업을 보게 된다면 다소 아쉬움이 남을 수 있다. 기존에 재미있게 읽었던 매스커레이드 호텔이나, 용의자x의 헌신, 붉은 손가락, 악의 같은 작품들 처럼 열심히 복선을 깔아두고 후반부에 이르러서 그것을 회수하는 방식의 초기버전이라고 할 수 있을 만큼 좀 엉성한 느낌이 든다.

     

    현재 일본의 대표적인 사회파 추리소설 작가의 양대산맥으로 미야베미유키, 미미여사와 함께 히가시노 게이고 작가를 언급하곤 하는데, 사회적으로 일어나는 소재를 가지고 이야기를 풀어내는 그의 스타일이 막 시작되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처음에는 본격소설의 욕심이 있었던 것인지, 설월화 살인게임 부분에서의 트릭이나, 바로 다음작품인 백마산장 살인사건(한국 출간판 - 가면산장 살인사건) 등에서는 본격 추리의 성향을 조금 띄기도 하였는데, 이부분이 꽤나 낯설게 느껴지기도 한다. 특히, 설월화 게임의 경우에는 다도에 대해서 잘 모르는 내 입장에서는 오히려 재미를 반감시켰던 부분이 아니었나 생각된다.

     

     

     

    재미면에서는 아주 재미있지도 않고, 엄청나게 재미없는 작품도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가가형사 시리즈에 애정이 있는 사람이 아니라면 현재 재미있는 작품이 워낙 많기에 특별히 추천하고 싶지는 않은 작품이다.

     

    좋았던 부분들은 붉은 손가락에서 등장했던 가가 형사의 가정사 이야기, 아버지와 갈등이 조금씩 등장하는 부분들과 가가 교이치로의 순수하고 풋풋함을 느낄 수 있는 부분들은 좋았던 것 같다. 열성적이고 에너지가 넘치는 가가의 모습. 악의에서 잠깐 등장하는 교사로써의 가가 이야기가 시작되기 전의 모습이 졸업이었는데, 왜 그가 형사와 교사라는 두 직업을 놓고 고민하였으며, 결국 교사라는 직업을 선택하게 되는지에 대한 부분도 짚고 넘어가면 좋을 것 같다.

     

    사건의 전개방식와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과정도 처음 사토코와 나미카로 시작해서 가가로 넘어왔다가 다시 사토코로 다시 가가로 변환이 되는데 이 부분이 조금은 어색하고 딱딱한 느낌을 준다. 기본적으로 캠퍼스 스토리라는 청춘 추리소설을 취하고 있기때문인지 주인공들의 개인적인 이야기들을 많이 집어넣었는데 솔직히 이 부분들이 몰입감을 떨어뜨리는데 일등공신이 아닐까 생각한다.

     

     

    히가시노 게이고 작가의 작품을 좋아하는 이유는 책의 내용중에 열심히 복선들을 깔아놓고 그걸 마지막에 퍼즐 맞추듯이 하나의 점선으로 연결해서 만들어지는 결말에서 느껴지는 쾌감같은 것이 좋았기 때문인데, 이번 작품에서는 확실히 그런 부분들이 부족하다고 느껴진다.

     

    가가형사의 냉철하고 날카로운 추리와 그의 따스함이 묻어나오기는 하지만, 가가 교이치로도 히가시노 게이고도 출발선상에 있는 상태의 소설이라고 보면 이해가 빠를 것 같다.

     

    가가형사 시리즈를 좋아하고 애정이 있는 사람이라면 추천하고 싶지만, 재미있는 추리소설, 히가시노게이고 특유의 가독성을 좋아하는 팬들에게는 굳이 추천하고 싶지는 않은 작품이었다.

     

    내 개인적으로는 만족스러운 작품이다. 가가형사 시리즈를 좋아하고 애정이 있고, 히가시노 게이고 작가를 워낙 좋아하기 때문인 것 같다.

     

    현재 우리나라에 출간된 9권의 가가형사 시리즈의 출발점이라는 부분에서 점수를 주고 싶었던 졸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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