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OUT ME

-

Today
-
Yesterday
-
Total
-
  • 곰탱이의 책리뷰 - 공허한 십자가(히가시노 게이고, 이선희 옮김)
    곰탱이의 책이야기/추리소설 2016. 10. 27. 03:35

    히가시노 게이고 작가는 다양한 책에서

    여러가지 사회문제에 대해서 독자들에게 질문을 던지곤 했다.

    얼마전에 리뷰를 적었던 붉은 손가락에서는 고령화사회의 노인문제와

    부모의 잘못된 육아방식이 얼마나 크게 다가올 수 있는지에 대해서 질문을 던졌다면

    오늘 소개할 책 '공허한 십자가'에서는 사형제도라는 민감한 부분에 대해서

    질문을 던지고 있다.

    히가시노 게이고 작가의 추리소설 공허한 십자가는 '이구치 사오리'와 '니시다 후미야'의

    어린시절 이야기를 프롤로그로 시작한다.

    처음에는 그 둘의 관한 이야기인데 왜 소설의 시작은 '나카하라'의 이야기로 시작한다.

    사건의 시작은 이혼한 전 부인 '사요코'가 살해되었다는 사건이었다.

     

    애완동물 장례회사를 운영하고 있는 나카하라는 전 부인 사요코와 이혼하게 된 계기에 대해서

    나오면서 히가시노 게이고 작가는 사형이라는 문제에 대해서 서두를 시작한다.

     

    나카하라와 사요코 부부 사이에는 초등학교 2학년의 마나미라는 딸이 있었다.

    하지만, 엄마인 사요코가 장을 보러 간 사이에 집에는 강도가 침입하게 되고,

    딸은 처참한 시체로 발견되게 된다.

     

    범행의 피해가족, 유족이 되어버린 부부는 재판을 거듭하면서, 자신의 딸을 죽인 범인이

    이 세상에서 사라져버리길 바라는, 사형이라는 판결에 모든 촉각을 곤두세우게 된다.

     

    결국 범인은 사형을 구형받게 되지만, 부부에게 남은것은 씻을 수 없는 상처와 허무함과 허탈함.

     

    둘은 서로를 바라보면서 가슴 깊숙한 곳에 남아있는 상처가 계속 아파옴을 느끼게 되고,

    이혼을 결심하게 된다.

     

    서로의 행복을 빌어주며 아픔을 삼키며 헤어진 부부는 각자 다른 곳에서 아픔과 싸우며

    고군분투하며 살아가고 있었는데, 사건 발생으로 부터 11년이 지난 후 나카하라는

    전 부인인 사요코의 살해 소식을 듣고 그녀의 살해사건의 진실에 다가가기 위하여

    사건을 되짚어 가게 된다.

     

    공허한 십자가는 읽고나서 정말 재미있었다 라는 느낌을 주는 책인 아니었다.

    추리소설이지만, 추리적인 요소와 반전이 너무 빈약하였기 때문이다.

    히가시노 게이고 작가의 소설 답지 않게 스펙타클한 전개도 없고, 캐릭터의 개성도 강하지 않다.

    하지만, 과거와 현실을 넘나드는 부분이나, 작가가 질문을 던지는 사형제도에 대해서

    소설상에서 주인공인 나카하라와 사요코, 사오리와 후미야로 하여금 끊임없이 제기한다.

     

    여지껏 히가시노 게이고 작가의 많은 작품을 읽었지만, 공허한 십자가 처럼 한가지 화두에 대해서

    끊임없이 제기를 했던 책은 처음이었던 것 같다.

     

    사요코는 죽기전에 쓰던 책, '사형폐지론 이라는 이름의 폭력' 원고를 통해서 사형제도가 폐지되지 않고

    살인범에 대해서 사형을 집행해야 한다는 부분을 강하게 어필한다.

     

    그 가장 큰 이유는 살인범이 유기형이나 가석방이 가능한 무기형에 처해지는 경우에

    그들은 반성은 커녕, 모범수로 나오기 위한 연기를 하여, 다시 세상밖으로 나와서

    또 다시 살인을 저지른다는 부분이다.

     

    흔히, 죄를 저지른 사람은 십자가를 짊어지고 산다는 말을 하고는 하는데,

    사요코는 그들의 짊어지는 십자가는 공허한 십자가라는 말로, 부질없다는 표현을 하고 있다.

     

    그리고 사형의 가장 큰 의미는 "사람을 죽이면 사형에 처한다 - 범인은 이제 더 이상 사람을 죽이지 못한다."

    라는 책의 구절을 들 수 있을 것 같다.

     

    현재 우리나라에도 많은 강력범죄들이 일어나고 있다.

    최근에 일어난 사건들만 생각해봐도 아무런 죄가 없는 여성을 화장실에서 무참히 살해한

    일명 '강남역 살인사건' 을 떠올릴 수 있을 것이다.

     

    범인은 징역 30년의 유기형을 선고 받았는데, 그 유가족의 심정은 어떤 심정일까?

    기사에 따르면 범인의 형량 선고에 있어서 심신미약이라는 부분으로 30년이라는 형이 선고 되었다고 한다.

    법은 약자에게 관대하고 강자에게 엄해야 하는 것이 아니라,

    피의자에게 관대하고 피해자에게는 엄하게 다가오는 것 같다.

     

    요즘 같이 어수선한 세상에 범죄를 저지른 사람은 제대로 된 처벌을 받지 않고,

    피해자들은 극심한 공포와 고통속에서 하루하루를 살아야 한다는 것은 너무나 큰 모순이 아닐까?

     

    사형제도라는 형벌에 대해서는 끊이없이 사회 곳곳에서 제기되어오던 문제이다.

    하지만, 누구도 정확하게 답을 내릴 수 없는 것이 사형제도에는 장점도 단점도 존재하기 때문일 것이다.

    인간이 인간에게 죽음이라는 형벌을 내린다는 것은 신의 권리를 침해하는 부분일 수 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법이라는 테두리로 죽임이라는 형벌을 내리는 것이 불합리하다고 한다면,

    살인범들은 무슨 권리로 타인의 생명을 빼앗는 것인지에 대해서 생각해 보아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사람을 죽인 사람은 감옥안에서 죄값을 치른다는 명목하에 밥도 먹고 운동도 하고 공부도 하고 살아가는데,

    죽은 사람은 돌아올 수도 없고, 유족들은 평생을 가슴속에 상처를 안은채 살아가야 한다는 것은

    너무 불합리하지 않은가라고 생각해본다.

     

    범인에게 내리는 형벌에 대해서도 여러가지로 생각을 해보아야 겠지만,

    피해를 입은 피해자나 유족에 대해서도 여러가지 방향으로 그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법적인 장치가 마련되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세상에 완벽한 법은 존재하지 않겠지만, 약자를 위한, 피해자를 위한, 많은 사람들이 납득을 할 수 있을 그런 법으로

    하루빨리 개선되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흉기 등으로 사람을 죽이는 강력범죄도 문제이지만, 음주로 인한 운전, 폭행, 폭력 등 의 범죄에 대해서도

    더이상 관대하지 않고 엄한 나라가 되었으면 좋겠다.

     

    공허한 십자가는 피의자가 짊어지고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 모두가 짊어지고 살아가고 있는 것 같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수많은 문제에 대해서 여러가지 이유로 외면하고 살아가고 있으니 말이다....

     

     

    댓글

Designed by Ti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