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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녹터널 애니멀스 : 치명적인 사랑의 결말.
    곰탱이의 영화이야기/스릴러 2017. 2. 20. 01:33

    오랜만에 영화를 보았다. 녹터널 애니멀스라는 영화인데, 스릴러물을 좋아했기에 많은 기대를 하고 보았다.

    기대했던 스릴러는 아니었지만, 묘한 분위기와 함께 몰입도가 좋았던 영화였다.

     

    *본 리뷰는 스포일러를 많이 포함하고 있습니다. 영화를 보지 않으신 분들은 뒤로가기를 눌러주세요.

    *본 리뷰는 내 마음대로의 해석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녹터널 애니멀스, 야행성동물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고 하는데, 극중 수잔이 불면증때문에 힘들어해서  전 남편인 에드워드가 지어준 애칭이라고 한다.』

     

     

     

     

    영화 녹터널 애니멀스는 오프닝부터 충격적인 모습이었다. 나체의 여자들이 한명씩 나오면서 춤을 추는 기묘한 오프닝으로 시작을 하는데, 여러가지 의미가 있겠지만, 솔직히 오프닝은 어떤 의미인지 모르겠다.

     

    성공한 미술관 관장. 모든 걸 다 가진 당당한 커리어 우먼 수잔. 하지만 그녀의 삶은 행복하지는 않다.

    성공을 위해서 달려온 그녀의 삶에 어느날 갑자기 등장한 한권의 소설.

    전 남편 에드워드가 그녀를 위해서 썼다는 소설의 내용은 과연 무엇일까?

     

     

    녹터널 애니멀스의 도입부는 성공한 여성상인 수잔의 모습이 그려지고, 그녀가 소설책 '녹터널 애니멀스'를 받는 것으로 시작한다. 성공해보이지만, 얼굴이 행복해보이지 않는 수잔. 남편과의 관계도 어색함이 느껴진다.

    모처럼만의 주말에 함께 해변이라도 가고 싶은 수잔과는 달리, 남편은 일이 있다며, 뉴욕을 가야한다며 거리를 두는 모습.

    기묘한 기류가 흐르는 것이, 둘의 부부사이가 심상치 않다는 것을 암시하고 있다.

     

    녹터널 애니멀스는, 3가지의 시공간이 엎치락 뒤치락 얽히고 구도로 영화를 진행시킨다.

    소설을 읽고 있고, 삶을 살아가는 현재의 수잔. 소설 녹터널 애니멀스의 내용. 그리고 마지막으로 과거의 수잔과 에드워드의 모습을 번갈아가며 보여주는데, 처음에는 이 부분이 당황스럽게 느껴질 수도 있다.

    다소 정신산만하게 느껴지고, 몰입도를 떨어트릴 수도 있다는 생각과는 달리 이 방식때문에 오히려 영화에 더 몰입하게 되었던 것 같다.

     

     

     

    소설의 시작과 영화의 시작은 비슷한 구도로 이어진다. 모처럼의 주말을 맞이하는 수잔과. 여행을 떠나는 토니 가족의 모습이 일맥상통한다.

    계속해서 나아가던 토니가족은 한치앞도 제대로 분간할 수 없는 어두운 도로, 전화도 통화권 이탈이 되어버리는 그 곳에서 우연찮게 만나는 레이 일행에 의해서 사고를 당하게 된다.

    레이 일행은 토니의 부인과 딸을 납치하고 토니를 허허벌판에 버려두고 사라지게 되는데, 정신을 차리고 경찰을 통해서 토니가 만난 가족은 나체로 시체가 되어있던 모습이다.



    사건이 일어나는 직후부터 토니에게 느껴지는 모습은 '나약함' , '무기력함' 이다. 범인들에게 변변한 저항 한번 못해보고, 결국 그들의 의도대로 끌려다니다가 소중한 가족을 잃고서 슬퍼하고 낙담하는 그의 모습은 모든걸 잃은 패배자 같은 모습을 그리고 있는데, 영화를 보다보면, 과거의 에드워드와 수잔의 대화에서 소설의 내용을 대입할 수 있었다.

     

    어두운 도로를 달리는 차는 수잔과 에드워드의 결혼생활을 보여준다고 생각한다. 한치앞도 분간할 수 없는 미래, 장미빛 인생을 꿈꾸는 수잔에게 불확실한 미래와 제대로 된 계획도 없는 에드워드는 도로위에 자동차를 보여준다.

     

     

     

    결국, 둘의 사이에 시작된 갈등은 레이 일행과의 사고로 볼 수가 있는데, 내가 생각한 레이는 영화속 수잔의 남편이었다.

    결국 레이로 인하여 부인과 딸을 잃고 마는 토니. 수잔의 남편으로 인하여, 뱃속에 있던 에드워드의 아기는 낙태되어버리고, 수잔 또한, 뺏겨버리게 된다.

    토니는 에드워드였다. 나약함으로 변변찮게 저항한번 못하고 그 모든일을 무기력하게 바라만 봐야했던 패배자.

    그것이 토니의 모습이었다.

     

    수잔은 소설을 읽으면서 점점 소설속에 담긴 감정을 느끼며 놀라게 되고, 소설속 토니는 면도를 한 말끔한 모습으로 경찰 바비와 함께 범인들을 찾아다닌다. 면도를 한 토니의 모습은 성숙해진 토니를 대변한다고 볼 수 있을것이다.

    변한건 수염이 없어진 것 뿐이지만, 그의 얼굴과 표정, 분위기가 달라보이는 것은 그의 내면적인 변화를 보여준다.

     

     

    루를 만나고, 레이를 다시 만나는 토니, 바비는 토니의 옆에서 사건 당시를 회상하게 하고, 잔인하리 만큼 토니의 기억을 헤짚는다. 무덤덤하고, 현실적인 모습. 영화속 수잔의 모습과 오버랩되지 않는가?

     

    이처럼 에드워드에게 수잔은 잔혹한 말을 하고, 그의 나약한 기억을 끄집어 내서, 그의 상처를 더욱 더 벌렸던 것이라고 볼 수 있다. 바비는 결국 루를 죽임으로써, 토니에게 방아쇠를 당길 구실을 준다.

    바비와 토니는 헤어져서 레이를 찾아나서고, 토니는 레이와의 만남에서 데미지를 입지만, 결국 레이를 향해 방아쇠를 당긴다.

     

    그리고, 충격에서 벗어나려다 자신의 배에 총을 쏘고 토니는 죽음을 맞는다.

     

     

     

    "니 부인과 딸년 죽을 만했어. 하지만, 오해하지마 그건 사고였어."

    레이를 수잔의 현 남편과 대입한다면, "접근해 온 것은 수잔이었어. 그리고 낙태도 그녀가 원했던 것이야." 라고 해석해 볼수도 있다. 소설을 쓴 사람을 에드워드라고 보면, 에드워드는 모든 원한을 현 남편이 아닌, 수잔에게 대입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토니는 레이를 자신의 손으로 죽이므로써, 그때의 그 감정마저 잊어버렸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토니는 죽음으로써, 에드워드는 다시 태어난다는 의미를 부여해본다.

     

    바비와 헤어지고 나서, 토니는 죽음을 맞이하게 되면서 복수는 완성하지만, 바비와 재회하지는 못한다.

     

    에드워드는 수잔에게 화요일 저녁에 만나자고 시간과 장소를 정하라는 메일을 보낸다.

     

    수잔은, 짙은 화장을 한 자신의 모습을 거울로 보다가, 화장을 지우고, 약속장소로 향하는데, 겉모습이 아닌 자신의 모습으로 에드워드와 만나려는 의미를 담고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에드워드는 끝내 약속장소에 나오지 않는다.

     

    소설속에 이미 결말은 나와있었다.

     

    토니는 바비와 재회하지 못하고 죽음을 맞는다.

     

    폐암말기로 소설상에서 곧 죽음을 맞을 바비. 바비는 소설상에서 사라질 존재였다.

    바비를 수잔에 대입을 한다면, "넌 나에게 지워진 존재야. 결국 난 너와 다시 만나지 않을거야"

     

     

     

    "내가 말했지? 그냥 포기하지마, 조심해야 돼, 그 사람 영원히 놓칠 수도 있다고."

     

    에드워드의 '녹터널 애니멀스'를 수잔을 향한 단순한 복수라고 봐야할까? 둘의 관계는 이미 19년전에 끝난 관계이다.

    나는 복수라기 보다, 에드워드가 수잔에게 보내는 일종의 메세지라고 생각한다. 나는 너에게 이런 상처를 받았어. 그리고 그로 인해서 난 이렇게 강인해졌어. 나와 함께 해서 행복하지 않다던 너는 그를 만나서 지금 행복하니? 나는 지금 행복하단다 라는 메세지를 보내면서, 진정한 복수를 했다고 생각한다.

     

    수잔은 에드워드에게 받은 소설로 인해서, 에드워드와의 만남과 그와의 결혼생활 등 그를 그리워하고 그를 떠올린다.

    하지만, 에드워드는 수잔에게 소설을 보냄으로써, 그녀와의 모든 감정을 정리했다는 것을 보여준다. 모든 감정이 정리되었다는 것, 사랑했던 사람에게 그 만큼 완벽한 복수가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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