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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 리뷰]스티븐 킹 장편소설 캐리(Carrie)
    곰탱이의 책이야기/외국소설 2017. 5. 22. 22:07

    [책 리뷰]스티븐 킹 장편소설 캐리(Carrie)

     

    공포호러 소설의 대가이자, 35개국에서 33개의 언어로 번역된 장편소설만 40여편, 각종 영화와 드라마 등 다양한 작품으로 재해석되는 원작소설의 주인공, 타고난 이야기꾼, 등등 같은 시대를 살아가는 최고의 대중소설가 중 한명이 스티븐 킹이 아닐까 생각한다. 스티븐 킹 장편소설 캐리는 그의 소설가 인생의 첫번째 포문을 연 데뷔작으로 지금까지도 많은 사랑을 받고 있고, 영화화 되었던 캐리는 2013년에 리메이크 되어서 다시 등장하기도 하였었다.

     

     

    #왕따, 월경, 그리고 초능력

     

    1974년에 세상에 모습을 드러낸 '캐리'는 스티븐 킹이 여학생 샤워실에서 벽에 녹자국을 닦아내는 일을 하면서 보게 된 생리대자판기로 인해서 탄생하게 된 이야기이다. 사소한 소재로 만들어진 캐리는 스티븐 킹의 인생을 바꿔놓았다. 소설 캐리의 시작은 샤워실에서 샤워를 하는 아이들로 부터 시작한다. 샤워가 끝나갈 무렵, 주인공 캐리의 다리 아래로 피가 흘러내리고, 아이들은 생리라며 소리치고, 생리대를 던지며 그 아이를 조롱한다. 영문도 모른채 자신의 몸에서 피가 흘러나오는 상황에 죽어간다고 느끼는 캐리. 17살에 처음 경험하는 월경은 그녀에게 충격과 공포, 그리고 분노를 가져온다.

     

     

     

    어린시절부터 광신도의 어머니 밑에서 자라온 캐리는 의기소침하고 흐리멍텅한 눈, 전교생이 다아는 따돌림을 당하는 아이였다. 누구도 그녀를 좋아하지 않았고, 언제나 집에서 엄마와 기도를 하며 지내는 캐리에 일어난 첫번째로 큰 사건이 바로 샤워실 월경 사건이었다.

     

    어린시절 초능력, 이른바 염력에 눈을 뜬 그녀였지만, 성장함에 따라서 그 능력은 잊혀져 가게 되었다. 월경을 기점으로 그녀에게 봉인된 있던 기억이 풀리며, 그녀는 더욱 강력한 염력을 가지게 되며 이야기가 진행된다.

     

     

    #광신도인 엄마, 괴롭히는 친구들

     

    캐리의 엄마인 마거릿은 소설 상에서 엄청난 광신도로 묘사된다. 자신의 부모를 부정하고 남편과의 성관계를 불순한 것으로 생각할 정도로 성경속에 빠져사는 인물이다. 그녀는 2차 성징을 겪는 여자아이에게 생리에 대한 설명이나 생명의 탄생을 알려주는 대신에, 태초에 아담과 이브가 저지른 악행을 말해주고, 그로인하여 받는 피의 벌을 설명할 정도로 꽉 막힌 사람이다.

     

    언제나 아이들에게 놀림거리가 되는 캐리는 샤워실 사건 이후로 집에서 휴식을 취하게 되고, 학교에 가는 것을 두려워하기에 이르른다. 하지만, 모두가 그때 캐리에게 했던 행동들에 대해서 죄책감을 느끼지 않는 것은 아니었는데, 수지 스넬은 자신의 행동에 죄책감을 느끼고 남자친구인 토미에게 캐리에게 청해서 함께 '무도회의 밤' 에 참석해줄 것을 부탁한다.

     

    이와 반대로 캐리를 괴롭히는데 앞장선 크리슨 하겐슨은 남자친구인 빌과 함께 '무도회의 밤' 에서 캐리를 골탕먹일 계획을 세우게 되는데, 양측의 다른 입장과 대립, 그리고 광신도인 엄마 사이에서 캐리가 처해있는 상황과 갈등, 그리고 희망을 놓치 않는 그녀의 모습은 참 재미있게 다가오는 요소였다.

     

     

    #두번째 피, 그리고 각성

     

    졸업무도회에서 캐리는 돼지피를 뒤집어 쓰게 되고, 그로인하여 배신감, 모멸감을 느끼며 분노하게 된다. 분노하게 된 그녀의 힘(염력)은 그 어느때 보다도 강력하게 각성하서 챔벌레인에 거대한 재앙을 몰고온다. 엄마인 종교적 관점에서 보면 사탄이 강림한 것일테고, 친구들 입장에서는 괴물이 자신들을 죽이러 온것 같은 공포를 느끼게 되는데, 여리디 여린 여자아이가 살아오면서 받은 모멸감과 상처가 곪아 터져서 분노라는 이름으로 세상에 등장한 것이라는 것이 마음아팠던 것 같다.

     

    책의 맨 뒷부분에 나오는 해설집에 의하면 미국의 비인간적이고 왜곡된 청교도적인 전통(엄마)와 그 반대편에 서 있는 천박하고 타락한 물질주의(친구들)가 정상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사람을 어떻게 비정상적이고 파괴적으로 만드는지를 극명하게 보여주는 책이라고 써있는데, 그 말이 참 와닿는 것 같다. 올바르지 못한 훈육방식으로 아이를 키웠을 때 일어날 수 있는 여러가지 일들과 사회(학교)에서 제대로 적응하지 못하게 된 한 아이가 지독한 모멸감을 넘어서서 그 감정이 분노로 바뀌었을 때, 얼마나 폭력적이고 극단적인 사태가 일어날 수 있는지를 아주 적나라하게 보여준다고 생각한다.

     

     

    심리적묘사의 달인이라는 스티븐 킹 답게 읽는 내내 캐리의 아픔이 고스란히 느껴졌고, 마지막 분노가 고스란히 와 닿았던 것 같다. 흡입력도 좋은 편이고, 다른 책의 인용에서는 과거형태의 캐리사건을 다루고, 소설의 내용이 진행될 때에는 현재의 캐리사건을 되짚어 가는 이야기 진행방식도 좋았던 것 같다.

     

    자칫 쓰레기통에 버려져서 세상에 나오지 못할 수도 있었던 소설이지만, 스티븐 킹의 아내로 하여금 빛을 보게된 캐리는 스티븐 킹의 팬이라면, 스티븐 킹의 작품에 입문하고 싶은 사람이라면 꼭 읽고 넘어가야 할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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